2006. 6. 4. 21:27ㆍ잠언과 수상록
해우소에 단청(丹靑) 칠 하는 자.
세탁소에 가보면 세탁되지 않은 많은 옷들을 있습니다.
어린 초등학생의 나들이옷에서부터, 샐러리맨의 와이셔츠와
양복바지, 돈 많은 부인네들의 모피코트와
값비싼 가죽코트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게 온 가계를 가득 메우고 있습니다.
어느 세탁소는
돈 많은 여인들의 속옷들까지도 세탁해 준다고 합니다.
세탁물이 많이 들어오면 주인은 마음이 흐뭇해지고
모두가 내 것처럼 기분이 좋아집니다.
그러나 이 옷들은 모두 세탁소 주인의 것은 아닙니다.
이 옷들이 모두 세탁되면 옷 임자가 찾아갈 것입니다.
그러면 그의 가게는 텅 비게 될 것입니다.
자신만의 바른 믿음을 지니고 있지 않는 자는
마치 이 세탁소의 주인과 같습니다.
각종의 정보와 철학, 사상이나 이즘이
바닷가의 모래알처럼 늘려 있는 이 정보화 사회에서
손쉽게 얻어진 그런 철학이나 사상 내지 지식을 가지고
이를 자신의 믿음을 삼아 자기 것인 냥
흐뭇해하고 살아가는 이는
바로 이 어리석은 세탁소의 주인과 같습니다.
옷 임자가 찾아가면 가계는 텅 비게 되듯
그런 사상이나 지식 내지 철학들은
모두가 시간이 지나면 공허하게 됩니다.
그래서 옛 선인들은 이를 두고
『해우소에 단청 칠 한다』고 했습니다.
무익한 것에 공들일 필요가 없다는 말입니다.
지혜(반야)란 무가진보(無價珍寶)는
내 안에서 나와야 합니다.
남의 사상이나 철학으로
내 마음을 단청(丹靑) 칠하는 것은 무익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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