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하여라

2006. 2. 2. 01:22선시 만행 한시 화두


편지(6)/무심하라

~경봉스님이 김정헌 거사에게~ 인생이란 늦은 시간, 촛불을 앞에다 두고서 한 잔 차를 끓여 마시는 것과 같습니다. 어쩌면 부질없는 것이 인생이며 한번쯤 살아 볼 가치가 있는 것이 또한 인생입니다. 아이가 어머니의 젖꼭지를 물고 젖을 빠는 순간부터 세상의 인연이 시작되었듯이 삶은 어쩌면 자신과는 연연하지 않게 오고 가는 것인지도 모릅니다. 사람이란 티끌이며 허공입니다. 이 이치를 깨달으면 욕망과 악이 사라집니다. 곧 성불이 되는 것이지요. 그것이 바로 생의 참된 화두입니다. 이 깊은 화두를 깨달으면 마음길이 끊어지지 않고 곧게 이어져갑니다. 이 화두를 앉으나 서나 끊임없이 생각하십시오. 그러면 모든 것이 편안해지며 마음의 병 또한 나아질 것입니다. 그러니 때론 세상의 모든 일에 한번쯤 무심(無心)하는 것도 몸에 좋은 것입니다. 무심이란 세상과의 단절이 아니라 자신과의 단절을 말하는 것입니다. 무심의 강은 자신을 괴로움에서 벗어나게 하고 욕망과 사악을 버리는 강이기 때문입니다. 아아, 무심하라. ~<명정스님의 화두, 편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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