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과 종교

2005. 12. 12. 22:29잠언과 수상록


 

 

 

 

철학과 종교

 

당신이 보는 이 세상은 진정한 세상이 아닙니다.

그것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이 아닙니다.

세상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대는 그 세상을 잠이라고 하는 스크린을 통해서 보고 있습니다.

당신과 이 세상에는 무의식이 개입되어 있습니다.

당신은 그 스크린을 통해서 그대 자신의 방법으로 이 세상을 해석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의 삶은 영화관과 같습니다.

영화는 단지 스크린에 비친 현실의 그림자 일뿐입니다.

빛과 어둠의 조화일 뿐입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의 존재 전체를 스크린으로 삼고

자기 자신의 마음을 투영하면서 실제로 있는 것은 보지 못하고,

실제로는 있지 않은 것만을 보고 있는 것입니다.

마음은 모든 것을 설명하는 박사입니다.

어떤 의문이 일어나면 마음은 그것을 즉각적으로 설명합니다.

그리고 논리적으로 이론과 철학과 체계를 만들어 내면서 스스로 편안해 하고

잘못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여기게 됩니다.


모든 철학은 삶을 편안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존재합니다.

모든 것은 다 좋고 잘못된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여기게 만듭니다.

그러나 깨어있지 못한 동안에는 모든 것이 잘못되어 있습니다.


철학이란 설명될 수 없는 것을 설명하고 알려지지 않은 것을 아는 체 합니다.

그렇게 하면서 삶을 편안한 것으로 만듭니다.

사람들은 철학 덕분에 잠을 잘 잘 수 있습니다.

철학은 말하자면 진통제요, 진정제 같은 것입니다.


여기 맹장염 환자가 있습니다. 몹시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어떤 사람이 진통제를 줍니다. 그러면 잠시 고통이 가십니다.

그러나 고통이 잠시 사라졌다 해서 맹장염이 치료된 것은 아닙니다.

철학은 단지 그와 같은 진통제요, 진정제 일 뿐입니다.


종교와 철학의 차이는 여기에 있습니다. 철학은 진정제입니다.

그러나 종교는 하나의 충격입니다.

 철학은 사람들에게 잠을 잘 잘 수 있도록 도와주지만

종교는 사람들로 하여금 잠으로부터 깨어나게 합니다.

종교는 철학이 아닙니다.

단지 무의식의 상태에서부터 깨어나도록 해주는 기술입니다.


그러나 철학은 사람들이 잠을 잘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술입니다.

철학은 꿈을 주고 유토피아에 대한 환상을 줍니다.

종교는 사람들에게서 모든 꿈과 유토피아를 빼앗아 버립니다.

그리고 진리를 가져다줍니다.

진리는 꿈을 꾸지 않을 때에만 가능한 것입니다.

꿈을 꾸는 마음은 진리를 보지 못합니다.

그리고 진리를 꿈으로 변형시켜 버립니다.

그래서 <금강경>에 이르기를

『일체  유위의 법은 꿈 같고, 허깨비 같고,

거품이나 그림자 같고, 이슬과 같으며, 번개같다.』

라고 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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