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각

2005. 12. 12. 22:23잠언과 수상록

 

자 각

 

 

 

 

바닷가에 가보면 파도를 타고 수영을 즐기는 사람도 있고, 물 밑 깊숙이 내려가서 조개를 캐거나, 더 깊은 바다 속에서 진주를 찾는 사람도 있습니다. 삶에도 이와같이 두 가지 길이 있습니다. 파도를 타고 수영을 즐기는 삶과 같이 눈 앞의 대상을 따라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삶을 즐기는 사람이 있고, 깊은 바다에 들어가 진주를 캐듯 자아의 내면을 깊이 추구하는 삶을 살아가는 사람이 있습니다. 전자는 수평적으로 사는 삶이고, 둘은 수직적으로 사는 삶이라 할 수입니다.

이렇게 수평적인 선 위를 움직이는 사람은 항상 어떤 동기에 자극을 받아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마치 밀려오는 파도를 즐기듯, 그들은 세속의 욕망을 따라 돈이나, 명성, 권력, 에로스적인 사랑이나 인기를 얻기 위해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이렇게 수평적인 삶을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동기가 있습니다. 이렇게 동기가 있는 삶은 곧 깨어있지 못한 상태에서의 움직이는 사람들입니다.


그러나 깊은 바다 속에서 진주를 캐듯 자아의 내면 깊숙히 들어가 자기를 찾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이런 사람들은 수직적으로 사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깨어있는 사람들입니다. 이런 사람들은 그 움직임에 어떤 동기가 없습니다.


진정한 즐거움은 그 어떤 동기에서 오는 것이 아닙니다. 가시적이고, 현실적인 동기에서 오는 즐거움은 쾌락이나 욕망의 충족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그 쾌락이나 욕망은 끝이 없습니다. 마치 불이 위로 타듯, 한 욕망이나 쾌락은 또 다른 욕망을 찾게 되고, 더 자극적인 쾌락을 찾게 됩니다. 그래서 항상 새로운 동기를 찾아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나 자각에는 그런 것이 없습니다.

자각이란 아무런 동기도 없이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자각으로 사는 사람은 움직이는 일이 순수한 즐거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움직임이 곧 삶이기 때문입니다. 삶은 에너지입니다. 에너지는 곧 움직임입니다. 그럼으로 그는 단지 자가가 내뿜는 에너지가 즐거움이 되기 때문에 움직일 뿐입니다. 그 밖의 다른 이유가 없습니다. 거기에는 어떤 목적지도 없습니다. 그는 어떤 것을 얻으려고 하지도 않습니다. 사실 어느 곳으로도 가고 있는 것도 아닙니다. 단지 자신의 에너지 속에서 기뻐하고 있을 뿐입니다. 움직임 이외에는 아무런 목적지도 없습니다. 살아있다는 그것이 곧 목적지이기 때문입니다. 그에게는 움직임 그 자체가 본질적인 가치를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세상 전체가, 모든 존재가 영원 속으로 움직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음은 시간 속에서 움직이고 있습니다. 현실적이고, 가시적인 것을 따라 움직이고 있습니다. 존재는 수직적으로 움직이지만 마음은 앞뒤로 움직입니다. 마음은 수평적으로 움직입니다. 거기에는 참된 의식이 없습니다. 그림자가 물체를 따라 움직이듯, 허망한 세속의 욕망을 따라 움직이는 것이기 때문에 꿈과 같습니다. 그것이 곧 깊은 잠에 빠진 것과 같습니다. 무의식인 삶이 됩니다. 그러나 만약 당신이 수직적으로 움직일 수 있다면 그것이 곧 자각이 됩니다. 깨어있는 마음이 됩니다. 마음의 깊은 심연 속으로 내려가는 것은 곧 자각을 낳기 때문입니다. 깊은 바다일수록 좋은 진주를 얻듯, 깊은 자각일 수록 밝은 지혜를 낳습니다. 그리고 그기에 진정한 즐거움이 따르게 됩니다. 기쁨이 따르게 됩니다. 영혼이 생동하는 삶의 에너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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