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제22구

2024. 8. 14. 10:36증도가

 

항상 홀로 걷고 홀로 다니니

통달한 이 함께 열반의 길에 노닐도다

 

<原文>

常獨行常獨步(상독행상독보)

達者同遊涅槃路(달자동유열반로)

 

육진(六塵) 번뇌를 벗어나고

제법의 실상을 깨달아 가는 불도(佛道)의 수행은

오로지 자기와의 싸움이기에 외롭고 힘든 수행이 따른다.

부처님도 그러했고 예부터

이 길에 든 모든 수행자도 그러했다.

아랸냐행을 비롯하여

*십이두타행을 행하기도 하였으며,

운수납자(雲水衲子)가 되어

고행의 길을 걸었다.

항상 홀로 걷고 홀로 다닌다는 것은 이를 말한 것이다.

 

달자(達者)는 깨달은 이를 말한다.

열반은 적멸(寂滅)이라고 하며

또 원적(圓寂)이라고 한다.

생사의 인과(仁果)를 멸하고,

생사의 폭류(瀑流)를 건넜으니

공적(空寂) 안온(安穩)의 길을 가는 것이다.

그러므로 통달한 자는 열반의 길을 함께 간다고 한 것이다.

 

남명천화상은 이를 이렇게 주를 했다.

「법을 통달한 사람[達法之人]은

만법(萬法)을 반려로 삼지 않고

삼계를 높이 초월해서 대방(大方; 대도)을 홀로 걸으니,

이 때문에 “항상 홀로 행하고 항상 홀로 걷는다”

라고 한 것이다. 요달하지 못한 사람[未了之人]은

무량겁(無量劫) 이래로 항상 모든 객진(客塵)과

상대[對]가 되어서 일찍이

깨달음의 성품[覺性]을 미혹하고

깊이 객진의 외연[塵緣]에 부합해서

한 생각 한 생각마다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이 때문에 “안근(眼根)은 색(色)을 받아들이고,

이근(耳根)은 소리[聲]를 분별하고,

비근(鼻根)은 모든 향기를 냄새 맡고,

설근(舌根)은 모든 맛을 맛보고,

신근(身根)은 탐욕스럽게

모든 감촉을 받아들이고,

의근(意根)은 일체의 모든 법을 분별하니,

어떻게 전제(前際)와 후제(後際)를 단절해서

홀로 행하고 홀로 걸을 수 있겠는가?”

라고 말한 것이다.」라고 했고,

 

통달한 사람은 열반로에서

함께 노닌다네[達者同遊涅槃路]에 대해서는

「통달한 사람은 법을 통달한 사람[達法之人]이다.

열반(涅槃)이란 불생불멸(不生不滅)이다.

멸(滅)은 불생이고 반(槃)은 불멸(不滅)이니,

곧 무생로(無生路)이다.

시방의 박가범(薄伽梵)은

한 길[一路]의 열반문(涅槃門)이고,

이 한 길은 오직 마음을 밝히고

근본을 통달해서 대승(大乘)의 종성(種性)을

갖춘 자라야만 걸음걸음에

부처님의 사다리를 밟고

올라가서 함께 노닐 수 있다.

반드시 알라. 삼계(三界)는 넓고 넓으며

6도(道)는 아득하고 망망해서

사람들이 모두 길을 잃어버린다.

이 때문에 모든 성인[千聖]이 출흥(出興)함은

이 일대사인연(一大事因緣)을 위한 것이니,

그대들 모든 사람에게

이 길을 함께 가기를 권한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발을 내딛으려 하지 않기 때문에

고덕(古德)이 말하기를

“천당으로 가는 길에 가시가 돋아 있고,

지옥문 앞은 미끄럽기가 이끼 낀 것과 같네”라고

하였으니, 이 길을 밟는 사람들이

적다고 말할 만하다.」라고 했다.

 

*십이두타행(十二頭阤行)

번뇌진(煩惱塵)을 제거하고

의식주를 간단히 하는 불도를 수행하는데

12조의 행법이 십이두타행이다. 예시하면 다음과 같다.

 

⓵재아란냐처(在阿蘭若處):人家을 멀리 떠나 산림,

광야의 한적한 곳에 있는 것

⓶행상걸식(常行乞食): 항상 밥을 빌어서 생활함

⓷차제걸식(次第乞食): 빈부(貧富)를 가리지 않고 차례로 걸식함

⓸수일식법(受一食法): 한자리에서 먹고 거듭 먹지 아니함

⓹절양식(節量食): 발우 안에 든 것으로 만족함

⓺중후부득음장(中後不得飮漿): 정오가 지나면

과실즙이나 石密등도 마시지 않음

⓻저폐납의(著弊衲衣): 헌옷을 빨아 기워 입음

⓼단삼의(但三衣): 中衣, 上衣, 內衣는 밖에 널어두지 아니함

⓽총간주(塚間住): 무덤 곁에 있으면서 無常觀에 편리케 함

⓾수하지(樹下止): 있는 곳에 애착을 여의기 위하여 나무 밑에 있는 것

⑪노지좌(露地坐): 나무 아래에서 자면 습기,

새똥, 독충의 해가 있으므로 한데(露地)에서 앉는 것

⑫단좌불와(但坐不臥): 앉기만 하고 눕지 않는 것

 

@사진: 속리산 상고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