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제5구 오온부운공거래

2024. 7. 7. 16:40증도가

 

 

오온의 뜬구름이 부질없이 가고 오며

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하도다.

 

<原文>

五陰浮雲空去來(오음부운공거래)

三毒水泡虛出沒(삼독수포허출몰)

 

사대(四大)가 인연 화합하여 육근(六根)을 이루고,

육근의 인연화합으로 오온이 생기니

중생들은 이를 내 몸으로 여기고

삼독의 분별 망상을 일으키는 것이다.

그러므로 법을 배우는 사람은

인연화합으로 생긴 5음은 실체가 없어서

마치 뜬구름과 같은 것임을 요달하고,

3독은 허깨비여서 물거품과 같음을 안다.

오음이 뜬구름같이 공한 것임을 깨닫는 것을

인공(人空)이라 하고

삼독(三毒)이 물거품같이 공(空)함을 깨닫는 것을

법공(法空)이라고 한다.

그래서 경(經)에서는 사대는 몸의 병(身病)이요,

삼독은 마음의 병(心病)이라고 한다.

 

<종경록>은 이를 이렇게 설명한다.

「우리의 마음은 형질인 肉身(五根) 안에 있지도 않고

바깥 세계(外色=五境)에 있지도 않다(非內非外).

안과 밖에 한 모습으로 상즉하지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분리하지도 않으며((不卽不離),

이 둘의 화합한 모습은 이미 성립하지 않으며,

역시 원인 없는 자연성에도 있지 않다.

이러하다면 그것을 실제라고 하겠는가?

그렇다면 오온이 허망한 것이 아니라

오온은 생멸하는 세간의 모습과

더불어 진실이 아닌 것이다.

이를 통해서 분명히 알 수 있는 것은

오음과 육입(五陰六境: 內色과 外色)은

실체가 없는 性空眞如法界일 뿐이다.

이 성공 진여 법계의 모습을 간직한 여래장 성은

시간적으로 시작과 끝이 없이

공간의 세계에 평등한 모습으로

환하게 나타난다는 점이다.」라고 했다.

 

3독(毒)은 탐진치(貪瞋痴)를 말한다.

순경(順境)에서는 탐심(貪心)을 일으키고,

역경(逆境)에서는 진심(瞋心)을 일으키며,

지혜가 없어서 이것을 용납해 받아들이는 것은

치심(癡心)이다.

이 3독이 물거품 같은 것임을 알면 이것은 법공(法空)이다.

 

법에서 말하는 공(空)이란

유(有)에 상대한 무(無)를 의미하는 말이 아니다.

유무(有無)가 아니기 때문에 공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래서 비유(非有)비무(非無)라고도 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사대가 인(因)이 되어

육근이란 과(果)를 이루고, 육근이 인(因)이 되어

오음이란 과(果)를 이루는 데

연기로 인하여 생하고 멸하는 것 그것이

마치 자성이 있는 것처럼 오인해서는 안 된다.

<능가경>은 이를 이렇게 말한다.

 

@사물은 연(緣)으로부터 일어나지 않으며

사물은 연으로부터 소멸하지 않네.

생기(生起)는 오직 모든 연의 생기이며

소멸은 모든 연의 소멸일 뿐이네

 

그러므로 오온의 뜬구름이 부질없이 가고 오며

삼독의 물거품은 헛되이 출몰한다는 이 말에 대해

낙포(洛浦) 스님은 이렇게 말했다.

(낙포원안(落浦元完:843~898)은 황벽스님의 시자로 있다가

협산(夾山)스님의 법을 이은 선사다.)

「단지 물거품이 물에서 생겼다는 것만 안다면

어찌 물이 물거품을 따라 생긴 것임을 알겠는가.

방편으로 물과 물거품을 가지고 나의 몸에 견주고

5온이 헛되이 모인 것으로 가짜로 사람[人]을 세우니

5온의 공함과 물거품의 실체 없음을 요달해서 이해한다면

본래 진면목을 분명하게 볼 수 있으리라.

만약 이 의미를 통달하지 못하면

생사의 바다 가운데서 헛되이 출몰할 것이다.」

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