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도가(證道歌) 제4구 법신각료무일물

2024. 7. 1. 11:44증도가

 

 

법신을 깨달음에 한 물건도 없고

근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다.

 

<原文>

法身覺了無一物(법신각료무일문)

本源自性天眞佛(본원자성천진불)

 

법신을 깨달았다는 것은 곧 진여일심(眞如一心)에

그윽이 하나의 모습으로 합한 것을 의미한다.

화엄경에서는 「일체 존재하는 사물이

일심(一心)인 자성에 상즉한 모습을 안다면(知一切法卽心自性)

모든 사물의 자체 몸인 지혜법신(智慧法身)을

성취하리라(成就慧身)」라고 했다.

 

無一物의 <物>은 어떤 존재적인 개념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깨달은 경지를 그 어떤 언어로써 표현하기 힘들기 때문에

物이라 한 것인데 그것마저 없는 것 즉 有*無도 아니고

非有*非無도 아니기에 無一物이라고 한 것이다.

이는 일체의 상대적인 것을 초월한

절대적 경지를 비유한 것인데

<종경록>에서는 상대를 초월한 이런 경지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모든 사물은 인연으로 화합하였기에 그 실재하는 형체가 없는데

어떤 사물을 마주한들 그것을 실제로 있는 사물이라고 호칭하랴.

있다고 해도 그것이 이미 실제로 있지 않다면

어떻게 그것을 상주한다고 말할 수 있으랴.

사물은 있다고 해도 실제로 있지 않으므로

사물 그 자체가 바로 공(空)인데,

다시 사물을 떠나서 무엇을 상대적인 공(空)이라 하겠으며,

이미 상대적인 공이 없다면

무엇을 의빙(依憑)하여 단멸(斷滅)이라고 호칭하겠는가.

가령 마음 밖에 따로 실재하는 사물이 있다고 집착한다면

유(有), 무(無)에 따른 단견(斷見)과 상견(常見)이 성립하겠지만,

만일 사물 밖에 그것과는 따로 존재하는 마음의 실재가 없다면,

즉 사물과 마음이 두 모습이 아니라면

뉘라서 사물의 유*무에 따라 공(空)과 유(有)를 상대적으로 말하랴.

이러한 이유로 부대사(傅大士)는

이 문제를 게송으로 이렇게 노래했다.

 

그대는 보지 못했는가.

자기의 마음은 단멸도 아니며 역사 상주도 아님을.

공간적으로 모든 방향에 보편하게 있지만

그 방향에 실제로 들어가지 않았으며,

역시 시간적인 전후의 즈음에 의지하지 않았으며

다시 둥근 모습도 아니고 대소의 길이를 따르지도 않는다네

고요하여 생멸의 인연으로 나옴이 없고

인연의 분리에 따라 사라짐 또한 없으며,

흑백청황의 색상도 아니라오.

비록 다시 망념의 사려로 모든 사물을 알지만

실제론 망념의 중앙에도 안주하지 않는다오.

중생에도 들어가나 들어갈 실제적 대상이 없고

육경(六境)으로 취향하나 실제로는 그것에 상(傷)함도 없다네.

지혜로운 자는 분명 이것을 아네.

그러므로 그를 법중왕이라 부른다오.」라고 했다.

 

그러므로 무주(無住), 무상(無相), 무아(無我)인

진여일심의 이 마음은 어디서 생겨난 것이 아니고

무시이래(無始以來)로 본래 구비(具備)된 것임으로

천진불(天眞佛)이라 한 것이다.

<종경록>에서는 그래서 법신불의 이명(異名)이라 하고

또 성불(性佛), 여래불이라고도 부른다.

 

부대사(傅大士)의 <심왕명(心王銘)>에 보면

자심(自心)을 자관(自觀) 하면

불(佛)이 안에 있음을 알고 밖을 향해 찾지 않는다

곧 심(心)이 곧 불(佛)이며 곧 불(佛)이 곧 심(心)이니

심(心)이 밝으면 불(佛)을 알고

깨달아 마치면(曉了) 심(心)을 안다고 했다.

 

그러므로 근원의 자성이 천진불이라고 한 것이다.

 

<내가 천진불(天眞佛) 이다>라고 외친 또 한 명의 선사 이야기가

<종경록>에 있어 이를 소개한다.

선종(禪宗)의 전법(傳法) 형식 하나로 그림으로 표현되고 있는데

이를 선종화(禪宗畵)라고 하며

약칭하여 ‘선화(禪畵)’라고 불리기도 한다.

선종에서는 깨달음이 경지를 직관적으로

사자상승(師資相承 : 스승으로부터 제자에게 학예를 이어 전함)

되기 때문에

그 정신적 체험의 경지를 직관적인 시각의 세계로 표현하여

전법의 수단으로 그린 그림이 禪畵(선화)인 것이다.

그중 회자하는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한산습득도(寒山拾得圖)>인데

이는 중국 천태산 국청사의 삼은사(三隱士)로 불리는

한산과 습득 그리고 풍간선사 3인의 기행(奇行)을

소재를 하고 있다. 이 <한산습득도>는 주로 한산과

습득 두 사람을 소제로 삼지만 3인을 모두 그리기도 한다.

한산은 천태산에 조금 떨어진

한암(寒巖)이란 바위굴에서 살았기 때문에

한산(寒山)이라 불리었으며,

습득(拾得)은 국청사의 풍간선사가

적성도 부근에서 주워 온 아이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한산과 습득은 풍간선사의 제자라고 하며,

이들 삼 인에 대해서는 출신을 물론

속가의 성이나, 생몰(生歿) 또한 정확히 밝혀진 바는 없다.

 

<종경록>에 삼 인의 선사 중 한 명인 한산선사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

 

「寒山이 一窟에 居하니 굴 가운데는 아무것도 없구나(窟中無一物)

정결하기는 허공과 같이 당당하고(淸潔空堂堂)

교교한 밝음은 해와 같다(皎皎明如日)

궂은 것을 먹어서 적은 몸을 보호하고(糲食資微軀:려식자미구),

베옷을 입어 환질(幻質)을 가리우네(布裘遮幻質:포구차환질)

너에게 맡겨 千聖이 나타나게 하나니(任汝千聖現)

나는 천진불이다(我有天眞佛)」 하였다.

 

*皎皎(교교): 태양이니 달처럼 희고 밝음을 의미

*糲食資微軀(려식자미구): 거친 음식으로 작은 몸을 보양함을 뜻함,

糲(려): 매조미쌀 려. 微(미): 작을 미, 軀(구): 몸 구

*布裘遮幻質:포구차환질): 베옷으로 허깨비 같은 몸을 감싼다는 듯

 

@사진: 중국 숭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