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에, 바빌론의 돌

2024. 5. 7. 21:03삶 속의 이야기들

 

지금은 역사 속에서 사라져 버려진 고대 이라크의 수도였던

바빌론 유적지에서

약 6천 년 전의 것으로 보이는 돌이 하나 발견되었다.

그 돌 위에 4~5개의 문장이 새겨져 있었다.

마침내 그 문장들이 해석되었을 때

사람들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돌 위에 새겨진 내용은 이렇다.

『도대체 그 옛날의 황금기는 모두 어디로 갔단 말인가?

요즈음 젊은이들은 몹시 타락했다.

그들은 자기 부모를 존경하지 않고---』

이것이 6천 년 전의 글이라니!

정말 기적 같은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다.

 

인간사회를 지탱하는 동서고금의 황금률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효(孝)라고 할 수 있다.

인간사회의 많은 관계 속에서

혈연관계만큼 끈끈한 관계가 어디 있겠는가?

효를 근본으로 삼고 있는 동양의 유교는 말할 것도 없지만

어버이에 대한 효(孝)를 부정하는

어떠한 나라도, 어떠한 종교도 없다.

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사회는 날이 갈수록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가 삭막해지고

심지어 부모와 자식 간에도 갈등만 더욱 심화하고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는

충(忠)과 효(孝)의 나라라고 숭상되어 왔는데

서글프게도 오늘날 우리 사회는

서구의 자본주의 개념이 들어오면서부터

사람들은 오로지 자신만을 위한 에고이스트로 변해가고

돈을 신으로 모시는 신봉자로 전락해 가고 있다.

그 결과 경제문제가 두드러지면서부터

삶의 형태까지도 이질적으로 변한 것이다.

인간과 인간관계도 그렇고

특히 가족 간의 효의 문제까지도

심각해진 것은 어쩔수 없는 현실이긴 마찬가지다.

 

그나마 부모가 부자라면 그래도 효도를 하는 척이나마 하지만

그렇지 못하면 이런저런

이유를 대기에 급급해지면서 냉담해지고 있다.

매스컴을 보면 심지어는 재산 때문에

부모를 살해하는 패륜을 행하는 일까지

비일비재하게 보도되고 있다.

옛적에는 부잣집보다는 가난한 집안일수록

형제간의 우애도 돈독하고 부모에게 효도하는 마음이 지극했다지만

그건 옛날이야기가 되어가고 있다.

오늘날은 도리어 그 반대로 부모가 재산이 많고,

명망이 있고 권력을 누리고 있어야

그나마 자식들이 효도를 하고 있는 서글픈 실정이다.

그러나 그것도 그 속을 들여다보면 가식적임을 쉽게 알 수 있다.

효도가 목적이 아니라 자신을 위한

에고이스트적인 효도인 것이다.

재산을 노리거나, 아빠찬스를 이용하려는

기회주의자가 되어 버리고 있다는 것이다.

에고이스트란 언제나, 무엇을 하든

자신이 목적이고 모든 사람은 수단으로 여기는 자이다.

부모가 재산이 많고, 명망이 있고, 권력이 높으면

그나마 하루가 멀다고 효도하는 척은 하지만

이런 효도는 본질적인, 진심에서 우러러나온 것은 아니다.

 

효도란 참된 마음으로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것이 부모님에 대한 사랑이요 효인 것이다.

물질적인 것보다 따뜻한 그 마음이 더 본질적인 효도가 된다.

오늘날 매스컴에서 보고 듣듯

노인들의 고독사가 빈번한 것도 따지고 보면

내 부모는 물론 독거 노인들에 대한 물질적인 문제보다

사람에 대한 관심이 멀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오로지 자신만의 이익과 안위를 생각하는 마음이

마음의 문을 닫아버렸기 때문이다.

효도란 거창한 것이 아니다.

물질적인 것만이 효도가 되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 우리사회는 대부분 고향을 떠나

타향살이를 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럼으로 부모님을 찾아뵐 형편이 된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그러지 못할 형편이라면 요즘 흔한 핸드폰으로

안부를 묻는 전화 한 통화 만으로도 효도가 되는 것이다.

기쁨을 나눈다는 것은 이성적이나 논리적인 문제가 아니라

느낌이요, 감정의 문제다.

물질적이거나, 가식적인 그런 형식인 것보다는

따뜻한 마음의 관심을 표하는 것이

더 큰 기쁨을 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나를 낳아주신 부모님께 대한 고마운 마음으로.

 

내일은 5월 8일 어버이날이다.

가까이 있다면 찾아뵈고 그렇지 못하다면

따뜻한 마음으로 안위를 묻는 전화 한 통화라도 전해보자.

푸른 녹음이 짙어가는 5월의 계절처럼

어버이에게 푸른 향기로운 마음을 전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