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 제1부 논의 대의

2023. 3. 27. 20:50경전과교리해설

 

 

선가(禪家)에서는 선(禪:samádhi)을 불립문자(不立文字)라 한다.

말과 글로써 표현할 수 없는 경지라는 의미다.

그런데 유일하게 선을 논한 것이

바로 원효대사가 지은 <금강삼매경>의 논서이다.

다이아몬드는 금강석이라 이름하는 데

모든 금속을 자를 수 있는 가장 강한 돌이다.

불교에서 금강(金剛)이란 이를 비유로 일컫는 말로

견실(堅實)을 본체로 삼고 깨트리는 힘을 작용으로 삼는다.

금강삼매론도 그러하여 실제(實際)를 본체로 삼고

파천(破穿)을 그 공능으로 삼는다.

모든 의혹을 깨트리고

선정(禪定)을 관통하는 의미로 금강삼매라 한 것이다.

금강반야경과 차이점은 금강반야경은 혜(慧)요,

금강삼매경은 정(定)이란 것이다.

선(禪:samádhi)에 몰입하는 것을 삼매(三昧)라 하며

한문으로는 정사(正思)라 하는데

이는 선정에 들어 있을 때 관계되는

경계를 살피고 바르게 생각하기 때문이다.

금강삼매경론은 어떤 경전인가?

그 의미를 논의 대의(大意)에서 살펴본다.

<금강삼매경(金剛三昧經)>의 구성

1.서품(序品)

2.무상행품(無相行品)

3.무생행품(無生行品)

4.본각이품(本覺利品)

5.입실제품(入實際品)

6.진성공품(眞性空品)

7.여래장품(如來藏品)

8.총지품(摠持品)

*1은 서분(序分), 2~7까지는 정설분(正說分),

8은 유통분(流通分)에 해당한다.

 

 

경주 남산 칠불암 마애불상군 국보제312호

금강삼매경론(金剛三昧經論)의 대의(大意)

~원효/김달진편역, 고익진 해설

 

 

@大義

대개 一心의 근원은 유*무를 떠나서 홀로 깨끗하며,

三空의* 바다는 眞俗을 융합하여 담연(湛然)하다.

담연함으로 둘을 융합하였으나 하나가 아니요,

홀로 깨끗함으로 변(邊)을 떠났으니 중(中)이 아니다.

중이 아니지만, 변을 떠났으므로 유(有)가 아닌 법이라 해서

곧 무(無)에 머무르지도 않고,

무(無)가 아닌 상(相)이라 해서 곧바로 유(有)에 머무르지도 않는다.

 

*⓵아공(我空), ⓶법공(法空) ⓷俱空, 我 , 法 俱空

또는 ⓵空 ⓶無相 ⓷無願의 삼해탈을 말하는 것.

이 세가지는 함께 空理를 밝히는 것임으로 三空이라 한다.

월출산 마애여래좌상 국보 제144호

 

하나가 아니면서 둘을 융합시켰기 때문에

진(眞: 세상을 벗어난 법)이 아닌 사(事)가

일찍이 속(俗:세상 법)이 된 것도 아니요,

속이 아닌 이치가 일찍이 진(眞)이 된 것도 아니다.

둘을 융합시켰으면서도 하나가 아니기 때문에,

진속의 성(性)이 성립되지 않는 것이 없고

염정(染淨)의 상(相)이 두루 갖추어지는 것이다.

변을 떠났으면서도 중이 아니기 때문에

유무의 법이 지어지지 않는 것이 없고

시비(是非)의 뜻이 모두 포섭되는 것이다.

 

소백산 비로사 아미타불좌상과 비로자나불좌상, 보물 제996-1,2호

이리하여 파함이 없되 파하지 않음이 없고,

세움이 없되 세우지 않음이 없으니,

실로 이치라고도 할 수 없는 지극한 이치요,

그렇다고도 할 수 없는 큰 그러함(不然之大然)이다.

이것이 바로 이 경의 大義다.

 

해남 대흥사 북미륵암 마애여래좌상 국보 제308호

실로 그렇다고도 할 수 없는 큰 그러함이기 때문에

이 법이 말하는 말은 환중(環中)에 묘하게 부합되고,

이치라고도 할 수 없는 지극한 이치이기 때문에

표현되는 종(宗)은 시공을 멀리 뛰어넘는 것이다.

파하지 못할 것이 없기 때문에 금강삼매(金剛三昧)라 이름하고,

성립되지 않음이 없기 때문에 섭대승경(攝大乘經)이라 이름하며,

일체의 뜻을 가진 종(宗)이 두 이치를 벗어남이 없기 때문에

무량의종<無量義宗>이라고도 한다.

이러한 뜻 가운데서 하나를 들어 그 첫머리에 붙여<금강삼매경>이라 한다.

 

라흐르박물관 소장 고행상; 2~4세기 출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