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덮개 벗어버린 자유로운 삶 개색기(開塞己)로 살자
2023. 1. 23. 23:58ㆍ야단법석
악마와 신은 상대적이다. 악마는 파괴자이며 사악(邪惡)하지만
신은 창조주이며 절대선을 행하는 자이다.
우리의 마음속에는 신도 있고 악마도 있다.
본래의 마음인 청정심이 신이라면
그 청정심을 파괴하고 덮고 있는 덮개는 악마가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무엇을 파괴하려면 먼저 창조된 것이 있어야 한다.
그런데 신과 악마는 어디에 있는가?
신을 믿는 사람에게 신이 어디에 있느냐 하고 물어보면
「네 마음속에 있다」라고 말한다.
천지를 창조한 그 신이 내 마음속에 있다면 세상은 아름답고
선한 사람들만 존재할 것이다.
전지전능하며 선한 자가 어찌 사악하고 추한 것을 창조했겠는가.
어느 예술가가 자기가 창조한 작품이 추하다, 잘못되었다고 생각하겠는가.
창조된 것은 곧 자신의 분신이다.
선한 자가 악한 것을 창조하지는 않을 것이다.
아름다움을 지닌 자가 어찌 추(醜)한 것을 추구하겠는가.
신이 위대하다면 신이 창조한 창조물 역시 위대한 것이다.
그러므로 위대한 것은 모두가 아름답고 선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상은 그렇지 않다. 왜 그럴까?
불교나 유학에서도 「天地는 與我同根, 萬物은 與我同體」 라 했다.
인간의 본성은 선악을 벗어난 절대선이라 한다.
온 세상 사람들이 모두 나와 같은 뿌리이며,
만물이 나와 한 몸이라고 생각한다면 어찌 선을 버리고 악을 행하며,
상대를 미워하며, 질투하며, 탐욕을 부려 파괴하고 훼손하려고 하겠는가.
인간의 선한 본성이 이런 행동을 하게 된다면
이는 그 선한 마음이 무언가에 의해서 가려지고, 덮여 있기 때문이다.
마음을 가리고 덮은 것을 초기 불경(佛經)에서는 오개(五蓋)라 한다.
가령 마음속에 한 마리 개(犬)가 머물고 있다면 어떻게 될까?
요즘 반려견이라 하여 개를 애지중지하는 사람들이 많다.
반려견은 주인이 자기를 미워하고 학대해도 꼬리를 살랑살랑 흔들며
반항하지 않고 순종하는 유일한 동물이다.
그런데 반려견이라 해도 주인을 향해 화를 내고 으르렁 되는 경우가 있다.
개가 먹이를 먹을 때 방해하거나 뺏으려고 하면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가차 없이 으르렁거린다. 이것은 개의 속성이다.
사람의 마음속에 이런 개가 들어 있다면 또한 그렇게 된다.
나와 생각이 다르거나 평시에는 다른 사람들에게 친절하다가도
재물과 감정의 이해가 충돌하면 으르렁거리게 된다.
나를 험담하고, 미워하고 비난하는 사람에게는 으르렁거리게 된다,
심지어 부자지간, 모녀지간이라 할지라도 그렇게 돌변한다.
반려견이 재롱을 부리듯 악마도 때로는 선을 행할 수가 있다.
그러나 그것은 선(善)을 위장한 하나의 방편(方便)일 뿐이다.
마음을 가리는 오개(五蓋)는 우리 마음에 태풍처럼 몰아치기도 하지만
옅은 안개처럼 스며들기도 한다.
사람의 마음속에는 이렇게 神도 머물고, 개도 머문다.
신은 서양에서는 God이라고 한다. 그런데 뒤에서 읽으면 Dog가 된다.
앞으로 읽느냐 뒤로 읽느냐에 따라 God이 Dog도 되고, Dog가 God이 된다.
선(善)한 마음이 가려져 악한 마음이 생기는 것이다.
이렇게 선한 마음을 덮고 가리고 있는 것을 경전에서는 오개(五蓋)라 한다.
5개(五蓋)는 《잡아함경》 등 초기불교경전에 따르면
고타마 붓다가 설한 것으로 마음에 번뇌를 일으키고
지혜를 약하게 하는 탐욕개(貪欲蓋), 진에개(瞋恚蓋), 혼면개(惛眠蓋),
도회개(掉悔蓋), 의개(疑蓋)의 5가지의 장애[障] 또는 덮개[蓋]를 말한다.
이 5가지 장애 또는 5가지 덮개들은 막히게 하고 걸리게 하는 법으로,
밝음[明]이 아니고 바른 깨달음[正覺]이 아니어서
이 법들은 열반으로 나아가지 못 하게 한다.
달리 말하면, 이 5가지 법들은심성(心性)을 은폐하고[覆]
덮어 가려서[蓋] 선법(善法)을 낼 수 없게 한다.
즉, 마음을 덮어 선심(善心) 또는 청정심(清淨心)을 내는 것을 가로막는다.
경전에서 설한 오개(五蓋)를 좀더 살펴보자.
@탐욕개(貪欲蓋): 탐욕 즉 ,5욕(五欲)에 집착하는 것이다.
오욕은 인간의 5가지 근본 욕망. 재물욕, 색욕, 식욕, 수면욕, 명예욕을 말한다.
이 다섯 가지는 각각 인간의 다섯 가지 기관인
눈, 코, 귀, 혀, 몸과 관련이 있으며, 빛과 냄새, 소리와 맛, 감촉이라는
다섯 가지 경계에 집착할 때 나타나는 욕망을 말한다.
@진에개(瞋恚蓋): ,성냄, 성내는 것
@혼면개(惛眠蓋, 또는 혼침수면개(惛沈睡眠蓋): 게으름, 마음이 흐리고
몸이 무거워지는 것
@도회개(掉悔蓋, 또는 도거악작개(掉舉惡作蓋): 들뜸, 마음이 흔들리고
근심 또는 후회하는 것
@의개(疑蓋) 의심, 즉법에 대하여 결단하지 못하고 미루는 것
오개(五蓋)만이 청정한 마음의 덮개가 아니다.
삼십칠조도품(三十七助道品)을 포함하여
넓게는 아상(我相), 인상(人相), 중생상(衆生相), 수자상(壽者相)이라는
사상(四相) 또한 청정한 마음을 가리는 덮개요, 울타리요, 장벽이다.
백팔번뇌 역시 모두 개(蓋)가 된다.
성벽을 두는 것은 밖으로부터 침입하는 적을 막기 위해서다.
마음의 청정심을 지키기 위한 성이라면 이는 금강석같이 단단해야 하지만,
선한 마음을 덮고 가리는 오개(五蓋)의 성이라면 허물어야 한다.
마음의 덮개를 거두는 것은 본래의 청정심으로 돌아가기 위함이다.
사람의 마음은 닫으면 바늘 하나 꽂을 곳이 없고,
열면 온 우주를 담는다고 했다.
마음의 먹구름을 거두면 하늘과 땅이 나와 같은 뿌리가 되고
만물이 나와 같은 하나의 몸으로 일체감, 동질감을 느껴
사랑과 자비심이 일지만, 마음에 먹구름이 끼어 있으면
내가 보는 하늘과 땅이 나와는 다른 뿌리요,
만물이 별개의 존재로 보이게 되어 상대적인,
분리된 다른 존재로 이질감을 느끼게 된다.
분열과 갈등은 이런 상대적인, 이질적인 것에서 비롯된다.
흔히들 열린 마음은 신의 마음이요,
닫친 마음은 중생의 마음이라고 한다.
겨울이 되면 나무는 껍질을 두껍게 하여 자신을 보호한다.
오개(五蓋)와 사상(四相) 등 덮개(蓋)는
겨울의 나무처럼 껍질을 걷어내지 않으면 두꺼워진다.
마음을 덮고 있는 덮개를 거두어야 한다. 그 덮개를 부숴버려야 한다.
고인 물은 썩게 마련이다. 썩은 것은 악취를 풍긴다.
청정한 마음, 사랑과 자비가 흘러넘치도록 막힌 것은 열어야 한다.
장벽의 울타리를 거두고 막혀 있는 것들은 모두 열어야 한다.
마음이 열리면 모든 일이 푸른 하늘이지만
마음이 닫히면 모든 일이 먹구름만 생긴다.
우리가 사는 이 시대를 흔히들 카오스의 시대라고 말한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와 인성까지 모든 것이 가치관이 정립되지 않은
혼란의 도가니 속에 빠진 혼탁한 시대다.
그럼으로 삶의 참 의미를 찾기 위해서도
청정심을 해(害)하는 일체의 울타리와 성벽(塞)을 허물어 버리자.
혼탁한 카오스의 이 시대에 맑고 깨끗한 향기 나는 삶을 누리기 위해
마음의 덮개를 벗어버린 자유로운 삶, 개색기(開塞己)로 살자.
옛 선사들이 말하는 「父母未生前의 本來 面目」을 찾는 구도의 첫걸음도
여기서 비롯된다고 하지 않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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