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둔의 가람 서산 비룡산 죽사(竹寺)
2022. 6. 25. 17:27ㆍ국내 명산과 사찰
@서산 도비산 부석사를 탐방하고 나오는 길에
비가 뿌려 잠시 쉬어갈 요량으로
부석사 아래 수도사라는 절이 보여 들렸지만,
경내 입구를 들어서자마자 개 한 마리가 무섭게 짖어대면서
달려오기에 법당 참배는 포기하고 바로 죽사(竹寺)로 향했다.
수도사
서산 죽사(竹寺)는 서산시 인지면 성리에 굴재말봉이라는 불리는
비룡산(飛龍山) 자락에 있는 사찰로
산은 해발 293.1m로 그리 높지 않지만
가파른 지형에 거암(巨巖) 아래 조성된 가람이다.
현재 대한불교 조계종 제7교구 본사 수덕사의 말사 소속으로
창건 내력은 문헌(文獻)이 없어 알 수 없지만,
구전(口傳)에 의하면 1300여 년 전 백제의 마지막 왕인
제31대 의자왕(義慈王: 641~660) 때
도감이라는 선사가 창건했다고 한다.
또 인근 마을 사람들이 마을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기 위해서
수백 년 전에 지은 것이라고도 전 한다.
(비룡산 죽사 전경 ; 펌)
서산 죽사(竹寺)는 전통 사찰 제71호로 지정되어 있기는 하지만
옛 가람의 형태나 유물이 남아 있지 않아
근교에서만 알려져 있을 뿐 외지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진 사찰은 아니다.
필자가 이 절을 방문하게 된 것은
우연히 절애(絶崖)의 암자들을 검색하다가
거암(巨巖) 아래 조성된 전각의 풍경이 세속을 떠난
은둔자의 암자처럼 신비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죽사 가는 길은 가파른 고갯길을 돌아 올라가다 보면
죽사 이정표가 있는 도로변 우측에 주차할 만한 공간만 있을 뿐
차도는 없고 유일한 길은 가파른 돌계단뿐이었다.
부슬부슬 내리는 비를 맞으며 바위 너들길을 반 시진 정도 오르니
가파른 돌계단 위에 죽사의 일주문이 보인다.
죽사는 가람을 지을 공간이 협소하여 축대를 쌓아 공간을 넓힌 모양이다.
금당은 일주문을 지나면서 돌계단으로 이어진다.
일주문을 지나면 돌 축대 위에 요사채와 대웅전(관음전)이 보이고
우측으로 바위 사이에 조성된 산신각과 그 옆에 종각이 보인다.
2)종각과 산신각
죽사의 종각 바로 아래는 낭떠러지라 지형상
당우가 차지하는 공간이 좁아 일반 사찰에서 보는
불전사물(佛殿四物)인 범종(梵鐘), 법고(法鼓), 목어(木魚),
운판(雲版)을 갖추지 못하고 범종만 조성해 놓았다.
그 옆에는 거대한 바위가 버티고 있고
바위틈 사이 작은 굴속에 호랑이 등 위에 앉아 있는
석조 산신 상을 조성해 놓았다.
종각 바로 뒤편은 거암이 우뜩 자리하고 있다.
숲이 가려져 있기도 하지만 장소가 너무 협소하여 거암을 담을 수 없었다.
어떤 바위인가 검색해 보았더니 정말 거암이다.
(사진출처: 펌)
요사채는 아래층에 법당은 위층에 조성해 놓았다.
멀리서 보면 마치 2층 전각으로 보일 수 있겠지만
지형상 분리하여 계단형으로 지은 것이다.
(사진출처: 펌)
요사채 전경
요사채를 나와 다시 돌계단을 올라 법당으로 향한다.
극락전
16-35렌즈로도 전경을 담을 수 없는 협소한 공간에
가파른 지형을 이용하여 전면 3칸, 측면 2칸
주포식 겹처마의 팔작지붕으로 조성된 이 건물은
극락전으로 죽사의 본당이며 유일한 금당(金堂)이다.
협소한 법당 안에는 아미타불을 본존으로
관음과 지장보살을 협시로 봉안되어 있고,
산신탱, 독성탱, 신중탱. 지장탱, 칠성탱 등
법당 규모에 맞지 않게 많은 탱화가 봉안되어 있는 것은
아마도 이 탱화로 전각을 대신하고자 하는 숨은 의도가 있는 것 같다.
독성탱
신중탱
아미타내영도(아미타7불도)
지장탱
칠성탱
지난 세월의 흔적을 알려 주는 듯 거대한 나무의 옹이가
은둔 수행자의 고뇌를 말하여 주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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