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천 식장산(食藏山) 독수리봉과 구절사(龜截寺)

2022. 3. 29. 22:24국내 명산과 사찰

 

옥천 식장산 구절사(龜截寺)를 찾았다.

식장산(食藏山)은 대전과 옥천에 있는 높이 623m의 산으로

구절사(龜截寺)는 식장산의 한 봉우리인 독수리봉 아래에 있는 사찰로

현재 대한불교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의 말사 소속으로 되어 있다.

 

구절사는 유명고찰도 아니고

그렇다고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 사찰이 아니다.

그런데도 식장산 구절사가 최근 등산객들에게 회자하게 된 것은

산허리에 전각이 들어 설 자리가 없는 좁고 가파른 공간에

산신각과 칠성각이 조성되어 있어

이에 대한 호기심과 경이로움을 더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식장산 역시 풍광이 수려한 유명산은 아닌데도

회자하는 것은 아미도 등산로 때문인 것 같다.

등산로가 정상까지 그의 동네 둘레길 같은 수준이기 때문에

남녀노소 누구나 오를 수 있기에

회자하고 있는 것 같다.

 

구절사는 충청북도 옥천군 군서면 상중리에 있다.

행정구역상으로는 옥천에 속해 있으나

현재 주로 이용되고 있는 등로는

대전의 세천생태공원을 들머리로 잡고 있다.

옥천의 상중마을에서도 구절사에 오르는 길도 있지만

등로가 험해서 몇 년 전 등산로를 폐쇄되어

오르기 편한 대전의 세천생태공원이 부상한 것 같다.

자동차 주차장은 공원 안쪽에 조성되어 있다.

현재 옥천군에서는 지역발전을 위해

대전 세천생태공원의 등로와 연결하는 도로를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라고 한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공원 입구에 들어서면

식장산 가는 등로가 나무데크로부터 시작한다.

 

 

나무데크를 따라 오르면 이 길은 저수지와 연결된다.

 

 

나무데크길이 끝나면 등산로가 시작된다.

 

등로 한편에 시주승이 목탁을 두드리면 시주를 독촉한다.

보시함을 보니 만인사에서 나온 승인 모양이다.

식장산 가까이 만인사가 있는 모양이다.

 

조금 가다보면 갈래길이 나온다. 우측은 식장산으로 가는 길이고

좌측은 독수리봉으로 가는 길이다.

이번 산행의 목표는 구절사 이기 때문에 가까운 독수리봉 코스를 택했다. 

 

 

 

 

길은 메말라 있지만 계곡에는 얼음이 얼어 있다. 

 

등산로가 평이하여 그런지 산책하는 사람들도 제법 많이 보인다.

 

 

언덕같지만 경사가 거이 없다. 등산로는 계속 이런 길이라

걷기는 수월하지만 바위들이 별로 없어 다소 지루한 감은 든다.

 

한참을 올르니 구절사 가는 이정표가 보인다.

식장산은 초행자도 쉽게 방향을 잡을 수 있도록 이정표가 잘 되어 있다.

 

구절사 가는 등로를 따라가다 보니 깔닥고개라는 표시판이 보인다.

깔닥고개라 힘들 것이라 생각했는데 그리 경사가 높지 않아

쉽게 오를 수 있다. 동네 뒤산 둘레길 수준이다.

 

구절사 가는 길 오른쪽 언덕길은 독수리봉으로 바로 가는 길이고,

좌측 길은 구절사로 가는 길이다. 좌측 구절사 길로 택했다.

 

구절사 가는 길에 좁은 소로다. 길은 낙옆이 많이 쌓여 있다.

지금은 평이한 길이지만 겨울철 눈길이라면

아래가 바로 계곡이라 위험한 길로 보인다. 

 

 

언덕을 올라서면 저 멀리 대청호가 보인다.

다행히 운무가 없는 날이라 하늘이 맑아서 조망이 좋았다.

 

언덕을 올라 우측으로 조금 가니 독수리봉 아래 구절사가 보인다.

 

요사채가 보이고 원이삼점 표식을 한 대웅전이 보이고

그 위에 산신각과 칠성각이 보인다.

구절사(龜截寺)는 대한불교 조계종 제5교구 본사

법주사의 말사 소속이며, 식장산 맞은편 봉우리인

독수리봉(해발586m) 아래 있다.

구절사는 현재 옥천 전통사찰 제43호로 지정되어 있다.

창건설화로는 조선 태조 2년, 1393년에

무학대사께서 최초로 창건했다고 하나 자세한 기록은 남아 있지 않다.

창건 당시의 사명(寺名)은 영구암(靈龜庵)이었는데

이는 영축봉의 동쪽과 서쪽의 두 정상에

거북 모양의 바위가 놓여있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 사찰이 언제 폐사되었는지는 알 수 없지만,

1933년에 절 아랫마을의 한병석이 이곳에 참배하러 왔다가

당우가 퇴락한 것을 보고 중건했다고 한다.

이후 사찰의 명이 어느 순간 구절사로 바뀌게 되었는데

절 뒤의 영축봉을 구절산이라고 불렀기 때문이라 한다.

요사채와 더불어 주요 전각은 대웅전, 산신각, 칠성각이 전부이며

산신각과 칠성각은 1979년 신축한 뒤

2012년과 2013년에 개축했다고 한다.

 

언덕에서 망원으로 잡은 산신각이다.

좁은 공간에 조성된 산신각은 멋진 전각은 아니지만 경이롭다.

 

 

 

 

경내 입구는 사찰이라기 보다 시골집 같은 분위기다.

 

 

인적이 많지 않아서 그런지 고양이 한마리는 뒤를 졸졸 따르고,

한 마리는 웬 이방인이가 하고 처다본다.

정감과 한가로움이 넘치는 사찰이다.  

 

대웅전 뒤편 산신각이 보인다.

 

편액이 대웅전이니 당연히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다.

그런데 우협시의 보관을 보니 보병이 있다. 

보관에 보병이 있다면 대세지보살이다.

그렇다면 좌협시는 관음보살이 되어야 하고,

본존불은 석가모니불이 아닌 아미타불이 되어야 한다.

근세에 들어 신흥사찰에 조성된 불상은 조각 솜씨도 그렇고, 

배열 또한 난삽하여 참 구별하기 모호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

이번 역시 모호하다. 

 

칠성탱

 

신중탱

 

범종

 

 

대웅전을 나와 뒤편 산신각과 칠성각을 둘러 본다.

길목에 조성된 이정표를 지키는 여래상이 이채롭다.

 

 

 

 

 

 

산신각은 석굴을 이용한 것으로 생각했는데

굴곡진 석벽 바닥에 판자를 깔고 아래는 기둥을 조성하여

그 위에 조성해 놓았다.

 

 

산신각을 나와 칠성각으로 향한다.

 

칠성각 오르는 길은 시멘트계단으로 새로 조성된 모양이다.

칠성각은 밖으로 향한 곳은 벽이고 출입문은 석벽 안쪽에 있다.

장소가 협소하여 그렇게 지은 모양이다.

 

 

법당안은 좁아서 칠성탱만 조성해 놓았다.

 

 

 

 

 

구절사를 나와 독수리봉으로 향한다.

구절사를 돌아나오면 석부재들이 널려 있는 이곳에서

독수리봉으로 가는 지름길이 있다.( 배낭이 있는 곳)

 

독수리봉 정상 바로 아래다. 조금 경사가 나 있다.

 

 

 

 

 

두 나무 사이에 걸친 나무가 마치 뱀같은 형상으로 보인다.

 

 

요건 형상도 묘하다. 독수리 부리같기도 하고,....

 

 

식장산 등산로는 거의 둘레길 수준이다. 시작과 끝이 평이롭고 경사도 없다.

 

 

 

나무의 옹이가 세월을 말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