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동래정씨 약사불

2022. 1. 19. 21:56문화재

 

수원 동래정씨 약사불은 마애약사삼존불로

원래는 수원 화서동 숙지산의 동쪽에 자리한

동래정씨 세장지 아래쪽에 있었던 것을 2008년 수원박물관으로 이전한 것이다.

수원박물관에 소재한 이 동래정씨 약사불은 2006년 12월 26일

수원시 향토유적 제13호로 지정되어 있다.

찾아가는 길은 도로나 지번의 주소보다는

수원박물관을 찾아가는 것이 쉽고 편리하다.

 

 

 

@약사여래는 동방의 이상향인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나타나는 부처님으로서,

중생을 교화하기 위하여 열두 가지 대원(大願)을 세운 분으로 묘사되는 여래다.

약사여래의 열두 가지 대원(大願) 중 구병(救病), 현세적 복락,

고난의 해탈 등은 중요한 명제가 담겨 있어

현실의 고통을 벗어나려는 대중심리와 결부함으로써

민간신앙으로서는 일찍이 통일신라 시대로부터 유포되었다.

 

 

이는 통일신라기의 석탑에

그 약사여래의 권속을 조각하는 풍습이 생겨난 것만 보아도

이 약사 신앙의 한 단면으로 볼 수 있다.

일례로 신라에서는 선덕여왕 때 밀본(密本)이 ≪약사경≫을 읽어

왕의 병을 고쳤다는 이야기나,

755년(경덕왕 14)에 월성(月城)의 동쪽 분황사(芬皇寺)에

30만7600근의 거대한 약사여래상을 안치하였다는 기록을 볼 때

약사 신앙은 통일신라 시대로부터 시작된 것임을 알 수 있다.

약사여래는 대개 단독으로 부조되고 있지만,

협시보살을 둘 경우는 일광보살과 월광보살을 모신다.

(극히 예외적으로 충주 고불선원에 봉안된 마애약사여래는

일광, 월광보살이 아닌 동자상을 두고 있는데

이는 비지정문화재로

조성연대 또한 알 수 없고 언제 어떤 연유에서 조성된 것인지 알 수 없다. )

 

 

@충주 고불선원의 마애약사여래삼존불

 

사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천왕(四天王)과 팔부신중(八部神衆) 및

십이지신(十二支神)은 약사여래가  관장하는 권속(眷屬)들이다.

 

 

 

 

 

@ 수원 동래정씨 약사불

석명: 수원 동래정씨 약사불

형태: 마애약사여래삼존불

문화재 지정: 수원시 향토유적 제13호

크기: 본존불 120cm, 협시보살 100cm

조성시대: 고려 중기

 

동래정씨 약사불은 수원 팔달구 화서동에서

2008년 수원박물관으로 옮겨온 마애삼존불로

최근까지 동래정씨 집안 여인들에 의해 매월 초하루와

보름날에 제의가 이루어졌었다고 한다.

삼존상으로 조성된 마애불은

본존 여래좌상과 좌우 협시 보살입상으로 구성되어 있다.

 

 

 

 

중앙의 본존불 머리 뒤쪽에 원형의 두광(頭光)이 있고,

나발(螺髮)과 육계(肉髻)가 조각되어 있고

목에는 삼도(三道)가 조각되어 있다.

큼직한 이목구비에 미소를 머금은 듯한 표정은

원만한 인상을 주고 있으며 법의는 통견으로

왼손은 가슴에, 오른손은 분명하지 않지만,

어깨의 형태로 보아 항마촉지인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생략된 옷 주름과 마애불이 좌정하고 연화대좌는

소박한 형태로 앙련과 복련이 부조되어 있지만 세련되지는 못하였다.

약사여래이지만 특히 한 것은 약사여래의 상징인 약합(藥盒)은 생략되어 있다.

 

 

양협시 보살은 본존불이 약사여래이므로 일광, 월광보살로 추정할 수 있는데

머리에는 산형(山形) 보관을 쓰고 있다.

좌법(坐法)을 보면 흐리지만 좌협시 보살은 유희좌의 좌서상(左敍相)을,

우협시는 우서상(右敍相)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협시보살의 이목구비는 마모가 심해지만 원만한 형태이며

코와 입은 완연한 모습을 지니고 있다.

가사는 통견으로 좌협시는 왼손바닥을 밖으로 하여 무릎 아래로 널어 뜨리고

오른손은 가슴에 대고 있는 형상이다.

 

 

우협시는 좌협시보다 마모가 심하며

가사는 통견으로 수인은 마모되어 분별하기 어렵다.

 

연화대좌는 앙련과 복련이 조각되어 있어나 세련되지 못하고 투박하다

 

수원 동래정씨 마애삼존불은 고려 중기 이후에

지방의 장인에 의해 조성된 것으로 보이며,

전체적으로 불상의 몸 부분 곳곳에 채색한 흔적이 남아있다.

 

옆 모습

뒷면 

마애약사여래삼존불로 발견된 것은 현재까지는 손꼽을 정도에 불과하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은 통일신라 시대에 조성된 함안 마애사의 삼존불을 꼽을 수 있다.

 

@함안 방어산 마애약사여래삼존입상 (보물 제159호)

 

 

그 외의 여러 곳에서 마애약사삼존불이 발견되고 있지만,

마모가 심해 분별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보물급으로 지정된 문화재는 드물고

대부분이 고려 중기 이후 지방문화재로 등록된 것이나

비지정 문화재로 출토되고 있다.

수원 동래정씨 약사불은 민속신앙에 근거하여

이 지역 장인들의 솜씨로 빚어진 것이라 세련미도 덜하고,

마모도 심하지만, 경기지역의 민간 약사불 신앙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로 평가되고 있다.

 

 

늦가을이라 그런지 수원박물관 앞 뜰에는 단풍나무가 마지막 화염을 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