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성 구절산 출렁다리와 폭포암
2021. 10. 6. 22:29ㆍ국내 명산과 사찰
경남 고성 구절산 폭포암(瀑布庵)은
천길 단애에 조성된 암자로서의 명성보다는
단애(斷崖)의 암벽을 가로지르는 출렁다리와
그 아래에 9번이나 꺾이며 떨어지는
용두폭포(龍頭瀑布)의 주변 경치가 수려하여
고성의 새로운 명소로 떠오르고 있는 관광명소로 알려진 암자(庵子)다.
특히 비 온 뒤 비류직하(飛流直下) 하는 구절산 용두폭포는
그 경관이 너무 뛰어나
혹자는 작은 장가계, 소 금강으로 극찬을 할 정도로 알려져 있다.
이번 경남 고성 기행은 강행군이었다.
서울에서 고성까지는 무려 380km 정도의 거리라
당일 코스로는 너무 먼 거리라서 엄두를 내지 못하다가
한글날 대체공휴일이 시행되는 바람에 무리한 줄 알면서도
거동할 수 있을 때 조금이라도 더 움직여 보자는 욕심으로 계획을 잡아 보았다.
당일 코스의 일정을 짜다 보니 다시 내려갈 기회가 없을 것 같아
내친김에 고성의 유명사찰로 알려진 문수사와 보현암 약사전
그리고 옥천사를 순례하는 일정을 추가하다 보니
이른 시간에 부득이 출발하지 않을 수 없었다.
코로나의 여파도 있고 해서 휴게소조차 시간을 벌기 위해
거의 아니 들리는 것같이 시간을 줄이는 강행군이었다.
그런데도 고성에 도착하여 주마간산(走馬看山) 격으로
문수암과 보현암 약사전까지 들리니
오후 2시경이나 지나서야 폭포암 주차장에 다다랐다.
폭포암 주차장은 아직 정비되지 않아서 그런지
근교에서 나들이 나온 차가 많아 주차하기가 다소 힘들었지만,
간신히 주차하고 폭포암으로 향했다.
주차장에서 폭포암까지는 이른 새벽부터 강행군 한 탓에
몸이 지쳐서 15분 정도 불과한 거리를 설상가상으로
늦가을 따가운 정오의 햇살까지 받으며
쉬엄쉬엄 걷다 보니 2~30분이 소요되었다.
경남 고성군 동해면 외곡리 산50-4에 있는 폭포암 들머릿길은
시멘트와 돌멩이의 투박한 조형물들이 조성되어 있었다.
잠시 쉬어가며 산 위를 바라보니 폭포암의 출렁다리가 보이고
아래 계곡에는 가느다란 물줄기가 보인다.
아마도 용두폭포에서 발원한 모양인데 너무 야위었다.
경내에 들어서면 좌측에 본당인 폭포암이 있고
우측에 용두폭포가 있고 그 중간 지점에 용왕전을 두고
그 아래 폭포전망대를 조성하여 석조관음상을 조성해 놓았다.
바다를 바라보고 있는 관음상은 해수관음상이라고 부르는 데
폭포암의 관음상은 폭포를 등지고 있어
해수관음상으로 보기로는 조금 그렇다.
폭포암 대웅전 가는 108계단
용두폭포는 일명 구절폭포, 사두암폭포라고도 불리는데
이에 얽힌 전설 또한 흥미롭다.
옛날에 연못에 살던 용이 승천하려다가 마을 아낙네가 멱감는 것을 보고
색심이 동하는 바람에 하늘의 천벌인 벼락을 받아
용의 몸은 갈가리 찢어지고, 그 찢어진 몸은 떨어져 암반으로 변했다고 한다.
용두폭포는 떨어진 용의 머리 부분이라고 한다.
출렁다리 아래 전각이 용왕당이다.
구절산의 폭포암에 대한 창건 기록은 기록이 없어 알 수 없고
다만 사찰 안내서에 의하면 옛적에 구절산 용두폭포 위 암벽에
사두사라는 사찰이 있었는데 임진왜란 때
사명대사가 이곳에서 화살촉을 만드는 기지로 이용하자
왜군이 이를 알고 사두사를 소각(燒却)해 버린 후
옛 사두사가 있던 자리가 너무 험준하여 재건하지 못하고
오랜 세월 동안 방치되어 오다가 불기 2522년(서기 1978년)
현각스님이 용두폭포 왼쪽에 터를 잡아 재건한 것이
지금의 폭포암이라고 한다.
폭포암의 전각은 대웅전과 요사채가 전부다.
천길 단애에 조성된 것이라 아래에서 보면 3층이지만
대웅전은 지형에 맞추어 3층에 자리하고 있다.
1, 2층은 요사채와 종무소로 이용되고 있다.
대웅전은 전면과 측면이 모두 3칸으로 다포식 팔작지붕으로
법당 안에는 좌협시 관음보살과 우협시 지장보살을 둔 아미타삼존불이다.
불상의 배치로만 본다면 대웅전이 아니라 무량수전이 더 어울린다.
대웅전 옆에는 암벽에 마애불이 조각되어 있다.
폭포암의 이 마애불은 다른 사찰의 마애불과는 달리
황금색으로 도색 되어 있다. 마애불로 단청이 된 것은
세계최초라고 사찰이 자랑하는 마애불이다.
왼손에 약함을 든 것으로 보아 약사여래불인 모양이다.
흔들바위다. 용두폭포의 전설에 의하면 용의 꼬리부분에 해당한다.
출렁다리는 가는 길은 대법당 뒤로 나 있다.
일붕선사가 좌선했다는 바위다. 일붕선사는 세계교황 서경보로 알려진 스님이다.
일붕선사를 기리는 사찰로 동굴법당으로 유명한 일붕사가 있다.
출렁다리 가기 전 절벽 위에 두개의 불두만 조각된 상이 구절산을 향해 바라보고 있다.
단애의 절벽 아래 계곡과 출렁다리를 향해 있는 이 불두상의 의미는 무엇일까?
계곡 아래 폭포암에서 올려다 보았던 출렁다리다.
구절산 폭포암의 이 출렁다리는 2019년에 착공하여
2020년 10월 18일에 정식으로 개통되었다고 한다.
길이 35n, 폭 1.5m로 대웅전 뒤를 돌아서 계곡을 가로지르는
구절산(559m)을 오르는 보도교로써 가교 구실을 한다.
구절산 폭포암에는 크고 작은 9개 폭포가 형성되어 있는데
출렁다리는 제3 폭포 위에 건설된 것이다.
비가 내렸다면 구비구비 이 계곡을 흘러 멋진 비경을 자아 냈을텐데....
출렁다리에서 내려다 본 대웅전 전경
<구절산 구절도사의 전설>
경남 고성 구절산은 해발 564.6m의 그리 높지 않은 산이지만 이런 전설이 전해온다.
「고성군 동해면에 있는 구절산은 장기마을 뒤쪽에 자리 잡은
동해면을 대표하는 산으로 옛날에 구절도사라는
신선이 살고 있었다고 하는데 도사는 인간이 먹는 음식은 먹지 않고
오직 산에서 나는 산삼을 일 년에 두 번씩 캐어 먹고 살았다고 한다.
구절도사를 만나려면 아홉 구비의 폭포에서 아홉 번 목욕하고
절을 아홉 번 하고 도사를 아홉 번 불러야 나타난다고 하여
구절도사라 불렀다고 하며, 그래서 산 이름을 구절산,
폭포를 구절폭포라 부르고 있다.
구절도사는 심술이 많아 구절산 구절령 줄기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외지에 나가면 출세를 못 하게 하고
그 대신 구절도사는 인간의 생명을 존엄하게 여기는 도사로
동해면 출신이 전쟁터나 징용에 끌려가면
가족이 도사에게 빌면 소원을 들어주어 목숨을 잃는 일이 없이
안전하게 돌아오게 하는 효험이 있었다고 전하고 있으며
지금도 도사가 살았다는 조그마한 동굴이
구절산에 남아있다.」(출처:고성군청)
하산 하는 길은 처음 올라갈 때 길을 따라 대웅전으로 회귀했다.
옆의 바위는 흔들바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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