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 마장호수 출렁다리 나들이

2020. 12. 15. 20:21명승지

 

날은 점점 추워지는 데 코로나는 기승을 부리고

설상가상으로 아래 지역에는 고병원성 AI까지 유행한다고 한다.

엎친 데 덮친 격이다.

치솟는 전·월세에, 각종 세금에 시달려

민초들의 살림살이는 바닥을 치고 있고,

일자리가 없어 방황하던 청년들이 이제는 아예 포기했다는

한숨 어린 기사를 볼 때마다 울화가 치미는데,

정부는 OECD 가입 국가 중

한국경제는 상위권에 있다고 큰소리만 치고 있다.

다음 세대에 물려 줄 나랏빚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데

일본이나 유럽의 어느 나라보다도 제일 낫다고 홍보하고 있다.

아직은 파산이 아니니 남의 빚을 더 얻어서 살아도 좋다는 의미인가.

온 국민을 혼돈의 늪으로 몰아가고 있는

희대의 검찰총장 징계 쇼가

날마다 시청률을 올리고 있는 작금의 우리네 현실.

때리는 시어머니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는 우리네 속담처럼,

행여 집권자의 눈에 벗어날까 봐 단소리만 쏟아내는 매스컴의 소피스트들,

모리배(謀利輩)인지 아첨꾼인지 분별하기 헷갈릴 정도다.

신의, 정의, 양심 같은 말들은 이제 고어(古語)가 되어 버린

내로남불로 치닫는 작금의 현실.

양심 있는 한국의 지성인들은

모두 자가격리로 들어갔는지 바위처럼 고요하고,

저승사자도 개인보호 비밀법이 무서웠는지

귀가 먹고 눈이 멀어 손을 놓고 있다.

유행가 가사처럼 세상이 왜 이럴까? 테스형은 아실까?

생각하면 할수록 열 받을 일뿐이다.

날은 춥고, 딱히 갈 곳도 없어 마음의 열을 식히기 위해

집에서 가까운 파주 마장호수로 나갔다.

지방자치제가 정착된 후 언제부터인가 강이나 호수가 있는 곳은

출렁다리를 건설하는 것은 이제 다반사로 되어 있다.

민초들을 위해 힐링 공간을 조성했다는 것,

그것 하나만은 그래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니겠는가?

 

마장호수 주변은 코로나 때문에 문은 닫혀 있지만,

식당, 커피점, 모텔이 즐비하다.

코로나 발발 이전에는 번창했던 모양이다.

설마 양식이 떨어진 사람이나,

전·월세 못 구한 지역 주민들을 위한 배려로

정부가 지은 것들은 아니겠지....

파주 마장호수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하니

주차장 시설은 7곳이나 마련되어 있었다.

파주시가 마장호수 출렁다리를 파주의 관광명소로 자리매김하려고

많은 배려를 한 것이 역력하다.

걷기 불편한 가족이 한 명 있어 제일 가까운 주차장을 찾았지만,

출렁다리와 제일 가까운 제1주차장은 이미 만차여서 주차하지 못하고,

제2주차장으로 향하니 다행히 자리가 나 주차하고

호수 강변을 내려와 출렁다리가 있는 곳으로 향했다.

음산한 날씨였는데도 주차된 많은 차를 보니

이런저런 이유로 마음에 열이 있는 사람이 또 있는가 보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오늘 하루는 그래도 회색의 도시를 떠나,

호수를 따라 나무데크 걸으면서 뷰파인드를 통해

피사체에 세속적인 사념의 여울을 묻어버릴 수 있어 잠시 행복감을 느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