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착왜구(土着倭寇)

2020. 4. 12. 20:41삶 속의 이야기들

토착왜구(土着倭寇)

 

요즘 정가에서 토착왜구(土着倭寇)라는 말이 아전인수(我田引水)격으로 횡횡하고 있다.

사학자 전우용씨의 따르면 “‘토왜(土倭)’를 현대식으로 풀어쓴 말이 토착왜구’”라고 주장했다.

 또 일제강점기 시대에 이태현이 쓴 <정암사고>라는 산문집에서

 '토왜(土倭)’라는 말이 친일부역자란 뜻으로 사용됐다.

사학자 전우용은 이태현은 그 말의 창안자가 아니고,

많은 사람이 공감해서 많이 쓰다 보니 지식인의 문집에도 등재되었다고 추정했다.


 

또 토착왜구라는 표현이 처음 언론에 등장한 것은 1908년으로 보고 있으며,

1910<대한매일신보>에는 토왜천지(土倭天地)’라는 글이 실려서,

토왜(土倭)얼굴은 한국인이나 창자는 왜놈인 도깨비 같은 자,

나라를 좀먹고 백성을 병들게 하는 인종으로 규정하고 다음과 같이 분류했다.


 

1. 뜬구름같은 영화를 얻고자 일본과 이런저런 조약을 체결하고

그 틈에서 몰래 사익을 얻는 자. 일본의 앞잡이 노릇 하는 고위 관료층.

2. 암암리에 흉계를 숨기고 터무니없는 말로 일본을 위해 선동하는 자.

일본의 침략 행위와 내정 간섭을 지지한 정치인, 언론인.

3. 일본군에 의지하여 각 지방에 출몰하며 남의 재산을 빼앗고 부녀자를 겁탈하는 자.

친일단체 일진회 회원들.

4. 저들의 왜구 짓에 대해 원망하는 기색을 드러내면 온갖 거짓말을 날조하여

사람들의 마음에 독을 퍼뜨리는 자.

토왜들을 지지하고 애국자들을 모함하는 가짜 소식을 퍼뜨리는 시정잡배.

 

왜구(倭寇)1316세기에 우리나라와 중국 해안에서 약탈하던

일본의 해적 일당을 가리키는 말인데 요즘은 정치권에서 아전인수(我田引水),

또는 이분법적 논리로 상대를 비난하는 말로 이용되고 있다.


 

기관총으로 수십 명을 일시에 살해한 미국의 악명높은 마피아의 두목 알 카포네가

법정에서 나는 단지 살기 위해서 한 짓밖에 없는 데 무슨 죄가 되느냐?’ 고 했지만,

 가난하다고 해서, 내가 심신이 궁핍하다고 해서,

나의 행복과 욕망을 성취하기 위해 위선과 허위날조, 또 남을 핍박하고, 남의 것을 훔치고, 살생하고,

간음하고, 거짓된 말이나 망어를 쏟아내는 것은 결코 삶의 길이나 신앙의 길에서도 올바른 길이 아니다.

그래서 불교에서는 오계(五戒)를 두어 경계시키고,

기독교에서도 오상(五傷)을 묵상하게 하는 것도

결국 삶의 바른길을 일깨우고, 또한 그것이 신심을 배양하는 신앙의 길이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불교의 오계(五戒)

 생명을 죽이지 말라(不殺生), 주지 않는 것을 가지지 말라(不偸盜),

사음하지 말라(不邪婬), 진실되지 않은 거짓말을 하지 말라(不妄語),

 술을 마시지 말라(不飮酒)는 것이고,



기독교에서도 오상(五傷)

예수 그리스도의 다섯 상처. 즉 십자가에 못 박히셨을 때의 두 손과 두 발의 상처와,

 창에 찔린 옆구리의 상처(요한 19:34)를 말한다.

특히 중세에는 그리스도의 오상(五傷)의 아픔을 묵상케 함으로써 신심을 배양시켰다.

 지금도 많은 기독교의 성인(聖人)들은 그리스도의 오상을 묵상하며

특별한 신심을 바치고 있으며 몇몇 나라에서는 사순절(四旬節) 중의 네 번째 주 금요일을

 오상을 기념하는 기념일로 지킨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