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 소개

2020. 2. 29. 21:56대승입능가경 요해

대승입능가경(大乘入楞伽經) 소개


능가경은 네팔불교에서는 9대 대승경전에 속할 정도로 중요한 경이며,

중국과 일본에서도 두루 알려진 경이다.

특히 중국에서는 선종의 초조(初祖)인 달마대사가 2()인 혜가(慧可)에게 전수했다고 할 만큼

선종과는 인연이 매우 깊으며, 금강경, 원각경, 능엄경과 더불어 선종(禪宗)에서는 매우 존중되는 경이기도 하다.

(소림사의 달마상)  

우리나라에서는 신라 진지왕(眞智王) 원년(서기 576)에 수()나라에 가 있던

 안홍법사(安弘法師)가 인도의 비마라승과 함께 귀국할 때

승만경과 함께 능가경을 가져와 일찍부터 읽혔다고 한다.

원효대사도 이 경에 대한 주석서를 주술 하였던 데

능가경소(7권 또는 8) 능가경종요(1) 능가경요간(권수미상)

 3종류에 이르지만 유감스럽게도 현존하지 않는다.

(소림사의 달마상) 

이 경은 범어로 랑카아바타라수트라(Lankabatra-sutra)로 명명된다.

 랑카아바타라는 글자 그대로 Lanka 섬에 들어가는 것을 의미한다.

랑카는 인도 남쪽에 있는 섬이라고 한다(현재명은 Adam's Peak 아담 봉()).

아바타라(avatara)는 건너가다(), 나타나다(, 化現)의 의미다.

불타가 랑카의 나찰왕인 라바나왕의 권청(勸請)에 의해 랑카에 나타나

 불법(佛法)을 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경의 서문에 <라바나왕 권청품>으로 설해지고 있지만, 이 경의 사상 내용과는 직접 관계가 없다.

(소림사) 

이 경에 드러나 교설을 사상적인 면에서 보면 공()사상 뿐만이 아니라

아뢰야식사상과 여래장사상을 계승하여

 실유불성(悉有佛性)의 사상으로까지 수렴하고 있으므로

불교를 공부하는 데 있어서 가히 필수적인 경전이라고 할 수 있다.

(소림사 일주문) 

능가경의 핵심적 교설은 오법(五法), 삼성(三性), 팔식(八識),

이무아(二無我)를 주요 주제로서 이들을 두루 섭수하고 있다.

특히 108()의 종합적인 집약은 대승불교의 제사상을 잡기장(雜記帳)처럼

빠짐없이 기술하여 보여주고 있는 점과 또한 잡다한 제 선정의 갈래를 사선(四禪),

즉 우부소행선(愚夫所行禪), 관찰의선(觀察義禪), 반연진여선(攀緣眞如禪),

() 여래선(如來禪)으로 집약시키고 있는 점도 이 경의 독특한 특징이라 할 수 있다.


(2조 혜가가 첫출가한 낙양 향산사)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이러한 갖가지 교설을

 자내증성지(自內證聖智: 모든 사람이 스스로 자각하는 절대적 지혜)의 세계로 이끌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곧 범부의 허망한 분별의 영역(즉 잘못된 인식판단)에서

절대적인 지혜의 세계를 직접 지시하고 있다는 의미에서

이 경전은 오늘날 대승의 선문(禪門)

교문(敎門)의 양 문에서 수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의의가 있다.

 왜냐하면, 실천수행을 주로 매뉴얼로 삼고 경전에 설해진 대승의 모든 교설은

 자내증성지라고 하는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의 비유로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향산사 종탑) 

능가경(楞伽經)의 능가(楞伽)란 말은 <가기 어렵다(難往)>라는 뜻이다.

 능가경은 능가산에서 시작된다. 이곳은 이른바 갖가지 보배로 만들어지고

일월(日月)이 허공에 빛나는 야차(夜叉)가 사는 곳이다.

이 성()은 마라산 정상에 있다. 그 산은 높고 험준하며, 아래로는 대해(大海)를 바라보고 있다.

 이 성은 사방 어느 곳에도 들어가는 문이 없고

오로지 신통력을 지닌 자만이 감히 뛰어 올라갈 수 있는 곳이다.

이는 마음(心地)의 법문을 뜻하는 것이다.

아래로 대해를 바라보고 있다는 것은 마음의 바다(心海)가 본래 청정함을 뜻한다.

경계의 바람으로 인하여 파도가 일어나니 이는 곧 식()의 파도다.

경계의 마음이 공함을 요달(了達) 하면 바다. 또한, 스스로 고요할 것이니,

심경(心境: 마음의 경계)이 함께 고요해져 일체 사물이 비추지 않음이 없는 것이다.

마치 큰 바다에 바람이 없어 일월 삼라만상이 또한 확연히 드러나는 것과 같다.

(낙양 향산사) 

그러므로 이 능가경은 지혜가 밝은 자를 위해 바로 설한 것이니,

홀연히 종자(鍾子)와 업식(業識)을 설하고, 여래장을 설하고 있다.

근기가 낮은 외도와 이승의 식()을 멸하여 적멸로 가기 때문이다.

또한, 외도와 이승에 대하여 방편의 가르침(權敎)을 공()하게 하고

근기가 높다는 보살의 방편 또한 공하게 하여 수승하게 증장시켜 인도한다.

식체(識體)의 본성이 오로지 진실 됨을 밝히는 것이다.

식체를 밝힘은 곧 지혜가 일어남이니 저 대해(大海)에 바람이 없는 것과 같이

경계의 상()들이 다시 밝아지기 때문이다.

능가경은 이러한 심해법문(深海法門)을 설하는 것이다.

그러므로 오늘날 구도의 길을 가는 자에게 이 경은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잡이가 될 것이다.


(향산사에 조성된 현장법사 석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