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남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

2020. 2. 25. 22:01문화재

하남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河南下司倉洞鐵造釋迦如來坐像)

동의어 : 춘궁리 철조석가여래좌상

시대: 고려

문화재 지정: 보물 제332

크기 : 높이 2.88m

제작시기: 10세기

소장/전승: 국립중앙박물관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河南下司倉洞鐵造釋迦如來坐像: 보물 제332)

경기도 하남시 하사창동(출토 당시 경기도 광주군 동부면 춘궁리)의 절터에서 출토된 불상이다.

옛 지명을  따 <춘궁리 철조석가여래좌상>으로도 불리는 데,

출토 당시에 양 귀의 끝과 콧등, 두 손이 파손된 상태여서 보수되었고,

양손은 근래에 다시 개수되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다.

  

 

 

불상의 머리는 나발(螺髮)이고 육계(肉髻)가 크고 중앙에는 계주(髻珠)가 있으나,

 원래부터 있었는지는 확실하지 않다.

넓고 반듯한 이마에는 커다란 백호(白毫)가 있고 눈썹도 선명하게 새겨졌다.

 

 

(사진: 문화재청)

 

특히, 긴 눈초리가 위로 치켜 올라가고, 얼굴에 비하여 인중이 짧고

 입이 작아 부처로서의 자비로움이 줄고 관념적으로 변하였다.  

이와 같은 표현은 남원 실상사 철제여래좌상(보물 제41)이나

 

 

실상사 철조약사불좌상(보물제41호)

 

 

합천 청량사 석조석가여래좌상(보물 제265) 등과 같은

통일신라시대의 불상에 이미 나타난 특징으로 고려시대에 들어와 본격적으로 유행하였던 것 같다.

 

(합천 청량사 석조여래좌상 보물제265호)

 

 

 

 

목에는 삼도(三道)가 선명하고 대의(大衣)는 우견편단식(右肩偏袒式)으로 입었다.

옷주름은 융기선으로 나타나 있으며, 무릎 아래로 펼쳐진 부채꼴의 군의(裙衣) 자락의 주름 등은

 청양 장곡사 철조약사여래좌상(국보 제58)이나

평택 만기사 철조여래좌상(보물 제567),

충주 3대 철불의 하나인 단호사 철조여래좌상(보물제512),

영암 도갑사 석조여래좌상(보물 제89) 등과 양식적으로 유사하다.

 

 

 

 

 

 

 

 

충주 단호사 철조여래좌상(보물제512호)
월출산 마애여래좌상(보물제89호)
평택 만기사 철조여래좌상(보물 제567호)

  

하사창동 불상은 전체를 여러 조각의 틀을 붙여 만들었기 때문에

지금은 상의 표면이 거칠고 엉성하다.

하지만 원래는 조각 위에 호분 등을 입혀 면을 고르게 하고 다시 채색을 가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지금까지 전하는 철불 가운데 석굴암 본존불의 형식을 재현한 듯한 항마촉지인의 불상들은

개성 적조사(寂照寺) 철조여래좌상을 비롯하여 국립중앙박물관이나 경복궁 회랑에 많은 예가 전한다.

대부분 양손과 귀의 일부가 절단되었거나 불두만 남은 경우도 있다.

 

 

 

 

 

충남 서산 보현사지출토 철조여래좌상

 

우리나라에서 철불이 집중적으로 造成되기 시작한 시기는 남북국시대 신라말로,

왕권의 약화로 중앙집권 세력이 약해지고 지방호족의 세력이 커지면서

 현세구복(現世求福)을 기원하는 현실적인 조형의 철불이 만들어졌다.

우리나라에 현존하는 가장 오래된 철불은 충청남도 서산 보원사지에서 출토된

통일신라 철제여래좌상이다. 이 철불의 제작 시기는 8~10세기경으로 추측되며,

오늘날 남아 있는 대부분의 철불은 9세기 이후에 제작된 것들이다.

우리나라의 철불은 중국과 일본보다 제작 시기가 빠를 뿐만 아니라 규모나 주조 기술도 뛰어나다.

한국과 일본에 현존하는 철불은 대략 신라철불 17점과 고려철불 55점에 이른다.

@하남 하사창동 철조석가여래좌상은 양식적으로는 통일신라 말기의 철불 양식을 이어받고

 고려적으로 다시 변모한 10세기의 특징을 지녔는데, 서로 상당한 유사점을 가지고 있어 흥미롭다.

또한 이 하사창동철조석가여래좌상은 태평 2(977)의 명문이 있는

경기도 하남시 교산동 마애약사여래좌상과 멀지 않은 하사창동의 광활한 평야와

넓은 수로를 배경으로 융성하였을 대가람에 봉안되었던 불상임을 알 수 있다.

그래서 미술사적 의의가 더욱 크며, 고려시대 10세기의 대표적인 불상이라 하겠다.

(본방: 하남 선법사의 태평2년명마애약사불좌상 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