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석불 원주 전 천왕사지 석조 미륵보살입상

2020. 2. 16. 13:06문화재

독특한 석불 원주 전 천왕사지 석조 미륵보살입상

 

원주의 명물로 소개된 소금산 출렁다리를 보러 갔다가 돌아오는 길

 원주시 봉산동에 있는 원주시립박물관을 들렸다가 조금 특이한 석불을 보았다.

 박물관 뒤편 계단 아래에 있는데,

이 석불은 상체만 있고 하체는 모두 바위 속에 묻혀 있었다.

 박물관 안내서를 보니 이 석불은

 () 천왕사지 석조미륵보살입상이라고 명명되어 있고,

이 석조미륵보살입상은 1960년경

봉산동에 있던 옛 활터인 학봉정의 과녁 부근에서 출토되었다고 한다.

그 후 보현사 앞뜰로 옮겨졌다가 춘천에 있는 강원도 향토박물관에서 보관하다가,

 2001년 원주시립박물관으로 옮겨놓은 것이다.


 

 

#전 천왕사지 미륵보살입상이란 석명(石銘) 앞에 전() 자를 부친 것은

 확실하지 않고 전해 내려왔다는 것을 의미한다. 안내서에 따르면

 이 석조미륵보살입상은 천왕사 터에 있던 것이라고 전한다.

 <동국여지승람>에 보면, 천왕사(天王寺)는 봉산동의 옛 활터 부근에 있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천왕사가 어디인가는 정확하지가 않다.

 천왕사는 신라 말기에 창건된 것으로 전해질뿐이다.

다만 유출할 수 있는 것으로는 현재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49호로 지정된,

원주시 봉산동 당간지주가 천왕사에 서 있던 것이라고 하는 점으로 보아,

이 미륵보살입상도 인근에 있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한다.

 

 

 

이런 점으로 볼 때 이 미륵보살입상도 당간지주가 서 있는 천왕사지에 있던 것을

 누군가에 의해 훼손이 되어, 옛 활터에 버려진 것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 미륵보살입상은 허벅지 아래의 다리가 훼손되어 정확한 크기는 알 수 없지만,

원주 봉산동 지역에서 출토된 미륵불상을 참고하여

윗부분의 크기를 가늠해 본다면 보통사람들의 키 정도였을 것으로 추정한다.


 

 

 

 

천왕사지석조미륵불입상은 두발(頭髮)을 높게 감아올려 망건을 쓴 것처럼 보인다.

옆에서 보면 관의 모양새가 확실한 것이,

미륵입상이기보다는 문인석에 가까운 머리에 제관을 쓴 모양이다.

앞쪽에 보면 제관의 가운데가 솟아있고, 옆으로 둥근 모양을 한 것을 보면

 왕이나 왕세자들이 쓰던 익선관(翼善冠) 같고

 제관의 윗부분만 보면 통천관(通天冠)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석불이 문인석이 아니라 보살이라는 입증은

이마의 중앙에는 백호가 있고 승가사의 매듭이나 묘각 된 장신구가 있기 때문이다.

이 석조물이 석조 미륵불입상이라 칭하고 있는 것은 수인(手印)을 비롯하여

이 지역에서 출토한 유사한 몇 구의 미륵보살상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

 

 

 

미륵보살입상의 얼굴은 마모되어 확실치 않지만 드러난 윤곽으로 보면

사각형 얼굴로 통통한 편이며 적당히 살이 붙어 있다.

눈과 코와 입도 중앙으로 모여 있어

일반적인 불상의 형태와는 달리 부드럽고 서민적인 인상을 풍긴다.

또 대개의 석불은 귀들을 길게 표현한 데 비해,

천왕사 석조미륵불은 일반적인 사람의 얼굴에서 보이는 형태로 표현을 하였다.

목에는 삼도(三道)가 보이지 않는데 이는 마모된 것인지,

머리와 목 부위 석조의 색깔이 달라서 혹 머리 부분이 떨어져

복원하면서 없어진 것이 아닌지 추측해 볼 수 있다.

전체적인 얼굴의 모습을 보면 석불의 특징적인 형태를 벗어나 있다.

  

 

 

  

법의를 보면 오른쪽 어깨에서 흘러내린 법의의 주름은 가슴과 아랫배에서 U자 모양으로 감아올렸다.

 법의의 한 자락은 오른팔에 걸고 있는데, 그 모습이 자연스럽다.

또 다른 옷 주름은 가운데 배에서 나비매듭을 엮었으며,

부챗살 모양으로 퍼진 주름은 몸 아래 하반신으로 곧게 흘러내린다.

다리 부분이 훼손되어서 다리의 모습을 알 수는 없지만,

머리와 상반신의 모습으로 볼 때 발에는 목화를 신고 있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수인(手印)은 가슴께로 손을 올렸는데, 오른손은 엄지손가락을 추켜세우고 있다.

남은 손가락은 법의를 묶은 끈을 잡은 듯하다. 왼손은 허리께에 대고 있는데,

손목을 꺾어 손바닥을 앞으로 펴 보이고 있다.

이 미륵보살입상의 특징은 양팔이

몸에서 떨어져 팔과 몸 사이에 맞닿는 부분이 뚫어져 있다는 점이다.

 석불에서 이렇게 투각(透刻)된 형상은 극히 보기 드문 특이한 조각 수법이라고 볼 수 있다.

 

 

 

원주지역에는 이 석조미륵보살입상 외에도 비슷한 크기의 세 구의 석조 보살입상이 남아있다.

이 세 구의 보살입상도 고려 초기의 작품으로 보이는데,

이런 점으로 볼 때 이 미륵보살입상은

원주지역을 활동 근거지로 삼은 장인에 의해서 조성이 되었을 것이다.

비록 다리가 훼손된 석조미륵보살입상이지만,

전체적인 조성기법이 일반적인 석불과는 달라서 추후 학계에서 큰 관심을 기울일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