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12. 21. 17:15ㆍ국내 명산과 사찰
보물 제1888호 지리산 천은사 삼장보살도(求禮泉隱寺三藏菩薩圖)
삼장보살은 상계교주(上界敎主)인 천장보살, 음부교주(陰府敎主)인 지지보살,
유명계교주(幽冥界敎主)인 지장보살 등
천상과 지상, 지하의 교주로 신앙되는 세 보살을 칭한다.
이들 삼보살을 불화로 묘사된 것이 삼장보살도이다.
보물 제1888호로 지정된 천은사 삼장보살도는
모시 바탕에 채색. 세로 187㎝, 가로 395.5㎝로
1776년 천은사에서 조성하여 극락보전에 봉안되어 있다.
신암 화련(信庵 華連), 내숙(來淑), 민휘(敏徽) 등을 비롯하여 14명의 화원이 제작하였다.
상단에 천장보살(天藏菩薩)을 중심으로 지장보살(地藏菩薩),
지지보살(持地菩薩)과 권속들을, 하단에는 각 보살의 권속들을 2열로 배치하였다.
천은사 극락보전의 향우측 벽에 봉안되어 있다.
상단 중앙에는 천장보살이 권속들에 둘러싸여 앉아 있는데,
천장보살은 연화대좌 위에 이중륜광의 광배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설법인(說法印)을 취하고 있다.
천장보살 아래로 왼쪽에는 진주보살(眞珠菩薩)과 대진주보살(大眞珠菩薩)이 협시하고 있고
그 좌우로 일월이 표시된 면류관을 쓴 일월천중(日月天衆)과 그 밖의 권속들이 3열로 늘어서 있다.
천장보살의 주위로도 여러 권속이 에워싸고 있는데,
이들은 아마도 화기에 묘사된 것처럼 사공천중(四空天衆), 십팔천중(十八天衆),
육욕천중(六欲天衆), 제성군중(諸星君衆), 오통선중(五通仙衆) 등을 묘사한 것으로 보인다.
(천장보살)
왼쪽의 지장보살 역시 이중륜광 광배를 지고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다.
승려 머리에 투명한 흑갑사의 두건을 어깨 아래까지 넓게 쓰고 있으며
오른손에는 보주를 들고 왼손은 가슴 앞에서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있다.
지장보살의 주위로는 관세음보살(觀世音菩薩), 상비보살(常悲菩薩),
용수보살(龍樹菩薩), 다라니보살(陀羅尼菩薩), 금강장보살(金剛藏菩薩),
허공장보살(虛空藏菩薩)의 6보살이 둥글게 에워싸고 있으나
백의(白衣)에 정병을 든 관음보살을 제외하고는 특별한 특징이 없어 구분할 수 없다.
지장보살의 연화대좌 아래에는 왼쪽에 도명존자, 오른쪽에 무독귀왕이 협시하고 있고
그 아래에는 제1진광대왕(第一秦廣大王), 초강대왕(楚江大王), 송제대왕(宋帝大王), 오관대왕(五官大王),
염라대왕(閻羅大王), 변성대왕(變成大王), 태산대왕(泰山大王),
평등대왕(平等大王), 도시대왕(都市大王), 오도전륜대왕(五道轉輪大王),
태산부군(太山府君) 등 시왕과
판관(判官), 귀왕(鬼王), 장군(將軍), 동자(童子), 감재(監齋), 직부(直符) 등이 협시하고 있다.
(지장보살)
지지보살은 왼손에 경책(經冊)을 들고 오른손은 엄지와 중지를 맞대고 연화대좌 위에 앉아 있다.
지지보살 아래에 합장한 용수보살(龍樹菩薩)과 다라니보살(陀羅尼菩薩)이 협시하고 있으며,
그 주위로 합장 또는 각종의 무기를 든 신중들이 지지보살을 에워싸고 있다.
이들은 화기에 적혀 있듯이 제견뢰신중(諸堅牢神衆), 제금강신중(諸金剛神衆),
제팔부신중(諸八部神衆), 제용왕신중(諸龍王神衆), 제아수라중(諸阿修羅衆),
대야차중(大藥叉衆), 나찰바중(羅刹婆衆),
귀자모중(鬼子母衆), 대하왕중(大河王衆)을 표현한 것으로 보인다.
(지지보살)
주조색은 적색, 녹색, 홍색, 황색을 주로 썼으며
거기에 갈색, 양녹색, 주홍색을 간간이 썼으며 권속들의 옷에 몰골법의 사용도 보인다.
@삼장보살에 대해서는 소의경전이 알려진 바가 없어
도상이나 명칭이 어디에서 유래하였는지는 정확히 알 수 없으나
중국에서는 송나라 때 지반(志磐)이 찬술한
『법계성범수륙승회수재의궤(法界聖凡水陸勝會修齋儀軌)』에
삼장의궤가 중단의궤로 기록되었으며
원·명대(元·明代)의 수륙화(水陸畵)에 천장·지장·지지보살이 그려져 있어
일찍이 수륙재와 관련되어 새롭게 도상이 성립된 것으로 생각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조선 후기에 승려 지환(智還)이 불가(佛家)에서 널리 사용되던
수륙재(水陸齋) 관련 의식집을 모아 편찬한
『천지명양수륙재의범음산보집(天地冥陽水陸齋儀梵音冊補集)』에
삼장보살이 중단의궤로 기록되어 있으며,
이외 수륙재관련 불교의례집에도 대부분 삼장의궤(三藏儀軌)가 실려 있는 점을 볼 때
수륙재 중단의궤용(中壇儀禮用) 신앙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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