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봉산기행(2/4) 용봉산의 기암들 투석봉에서 노적봉으로

2019. 1. 12. 19:11명승지

 

 

 

용봉산기행(2/4) 용봉산의 기암들 투석봉에서 노적봉으로

 

 

@홍성 용봉산은 이수광(인조12)이 그의 저서 지봉선생집에서 이르듯

기암괴석이 많아 작은 금강산이라 불린 정도로 바위가 많은 산이다.

용봉산은 바위가 많았어 그런지 홍성 마을 공동체 신앙에서 이런 이야기가 전해 온다.

 

하느님의 명에 따라 용봉산 꼭대기에 사는 봉황(鳳凰)은 땅을 다스렸고,

산 아래 연못의 용()은 물을 다스리며 평화롭게 살았다.

어느 해 극심한 가뭄이 들었고 견디다 못한 용이 하늘로 올라가서 옥황상제님께 비를 부탁했다.

그렇게 시작된 비는 몇 달이 지나도록 그치지 않았다.

물 만난 물고기들은 신이 나서 날뛰었지만

뭍짐승들은 계속 내리는 비 탓에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사람들도 풍족하면 교만에 빠져들 듯

물을 만난 물고기들은 기쁨에 만취돼 점점 교만해졌다.

견디다 못한 뭍짐승들은 봉황에게 사정을 호소했다.

봉황은 교만하게 날뛰는 물고기들은 잡아 먹어도 좋다고 명을 내렸다.

봉황의 명령에 따라 각지에서 모여든 새들은 닥치는 대로 물고기를 잡았다.

이로 인행 봉황과 용 사이에 싸움이 벌어졌고 옥황상제는 봉황과 용을 내쫓았다.

그때의 치열한 싸움으로 인해 흙들이 사라져서 바위만 남게 되었다고 한다.

 

 

 

 

 

 

 

 

 

 

 

 

 

 

 

 

 

 

 

 

 

 

 

 

 

 

 

 

 

 

바위 하면 유치환의 시가 생각난다.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련(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의 함묵(緘默)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바위(1)

 

산을 오르면

언제나 바위를 만난다.

스쳐 지나가도 좋을 바위

타고 넘어야만 할 바위

바라만 보아야 할 바위

 

남은 내 인생길

어떤 바위가 아직 남아 있을까?

낮달 바라보며 염주 알 굴러본다.

 

 

 

 

 

 

 

 

 

 

 

 

 

 

 

 

 

 

 

 

 

 

 

 

 

 

 

 

 

 

 

 

 

 

 

 

 

 

 

 

 

 

 

 

 

 

 

 

 

 

 

 

 

 

 

 

 

 

 

 

 

 

 

 

 

 

 

 

 

 

 

 

 

 

 

 

 

 

 

 

 

 

 

 

 

 

 

 

 

 

 

 

 

 

 

 

 

 

 

 

 

 

 

 

 

 

 

 

 

 

 

 

 

 

 

 

 

 

 

 

 

 

 

 

 

 

 

 

 

 

 

 

 

 

 

 

 

 

 

 

두꺼비 바위 위에 까마귀 한마리가 포즈를 잡어 준다.

 

 

 

 

 

 

 

 

나는 바위가 좋다(2)

 

나는 바위가 좋다.

언제나 변함없는 네가 좋다.

 

갈대처럼 바람에

살랑 되지 않고

단풍나무 마냥

철 따라 옷 갈이 하지 않는

 

나는 바위 네가 좋다.

세상을 기웃거리지 않는

언제나 무심한 네가 좋다.

 

짧은 인생에

하루가 길다고 울부짖는

저 중생들 보라고

 

꽃이 피고 져도

눈비가 쓸어내리고

바람이 할퀴어도

언제나 홀로 올연한

 

바위 네가 좋다.

두 발 달린 짐승이

 네 정수리를 밟고

네발 달린 짐승이

네 발밑을 할퀴고

네 정수리에 오물을 퍼부어도

 

바다가 강물을 거부하지 아니하듯

무심히 세월을 껴안고 살아가는 너

 

나는 네가 좋다.

말없이 홀로 올연한

바위 네가 좋다.

 

 

 

 

 

 

 

 

 

 

 

 

 

 

 

 

 

 

~제3부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