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도의 할매 할아배바위

2018. 9. 30. 13:02명승지

 

 

 

 

대부도의 할매 할아배바위

 

날이 청명하여 시원한 바다 풍경과 겸사겸사하여 새우 축제를 보러 대부도로 향했다.

불행히도 출발할 때 서울날씨는 그렇게 청명했는데

대부도에 도착하니 하늘은 황사가 드리운냥 잿빛이었다.

시간을 잘못 맞추었는지 설상가상으로 밀물 때라

봉도의 낙조 전망대와 개미허리는 들어가 보지 못하고

대부도의 명물 할매할아배바위만 보고 돌아왔다.

산행을 한다면 갈 수 있었지만 이미 여러 번 다녀온 터라 날도 덥고,

몸 콘디션도 그렇고해서 미련 없이 포기하고 돌아 나왔다.

(본방 서해안의 명소 구봉도참조)

 

 

구봉도는 낙조 명소로 잘 알려진 곳이며, 할매할아배바위의 전설도 관광명소로 한몫을 한다.

전설에 의하면 고기잡이하러 배를 타고 나갔던 할아배가 돌아오지 않아

 바닷가에서 기다리다 지쳐 돌이 되었다는 할매돌바위,

오랜 세월이 지나 돌아와 보니 자신을 기다리다 돌이 된 것을 안타까워

항상 함께하고자 옆에서 돌이 되었다는 할아배바위의 이야기다.

날이 흐려서 멋진 풍경은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남았지만 큰 미련은 없다.

 

 

(서해대교>  

바닷가에는 구동도의 할매할아배바위와 같은 이런 류의 전설을 품고 있는 곳이 많이 있다.

전라북도 군산시 옥도면 말도리 대횡경도 서쪽에 할매할배 바위의 전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의 전설, 부산 간절곶 박제상의 전설 등등이 있으며,

 꽃으로 비유된 불갑사의 상사화의 전설도 이와 유사한 의미를 지니고 있다.

 

 

 

 

옥도면의 할매할배바위 전설에 따르면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간 남편이 합격하여 돌아오자

아내는 정성을 다해 상을 차려 내왔다.

 그런데 문득 남편이 데려온 첩을 보게 되었고, 서운한 마음에 굳어서 바위가 되었다.

 그래서 장자도에 있는 할매바위는 아내이고, 대횡경도에 있는 할배바위는 남편이라는 것이다.

 

 

 

 

또 다른 전설은, 대장도에 사는 한 부인이 매일 아들을 등에 업고 산에 올라

한양으로 과거를 보러 간 남편을 기다렸다.

그런데 등과도 하지 못한 남편이 새 부인을 맞아

아들까지 낳아서 오는 것을 보고 상심하여 돌로 변했다고 한다.

 

 

 

@안면도 꽃지해수욕장에는 꽃지해변을 상징하는 두 바위에는 슬픈 전설이 깃들어 있다.

 신라 시대 해상왕 장보고가 안면도에 기지를 두었는데,

기지사령관이었던 승언과 아내 미도의 금실이 좋았다.

그러나 출정 나간 승언은 돌아오지 않았고,

바다만 바라보며 남편을 기다리던 미도는 죽어서 할매바위가 되었다.

 할매바위보다 조금 더 바다 쪽으로 나간 곳에 있는 큰 바위는

자연스레 할배바위가 되었다는 이야기다.

바다로 나간 남편을 맞이하듯 마주 선 두 바위가 구봉도의 할매할배바위와 많이 닮은 이야기다

 

 

또 부산 간절곶의 박제상에 얽힌 망부석의 이야기는 망부석 전설의 대표적 명소가 될 만큼 유명하다.

박제상은 신라의 관료이자 충신으로

 왜왕에 잡혀간 눌지 마립간의 아우 미사흔(未斯欣)을 구출하러

왜국에 갔다가 미사흔을 신라로 도망시키는 데는 성공은 했지만,

 자신은 왜왕에 잡혀 갖은 고문을 당하고

마침내 목도(木島)로 유배되어 화형에 처해졌던 인물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그의 처는 두 자녀를 데리고 바닷가 언덕에서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끝내 망부석(望夫石)이 되었다는

설화의 주인공이 이곳 간절곶에 세워진 것이다.

 

 

 

젊은 세대의 이혼은 그렇다치고 실버이혼까지 늘어가고 있는 작금의 세태를 도리켜 보면

할매할아배바위와 같은 이런 전설이

단순히 지나가는 허드레 이야기 정도로 치부하고 말아야 할까.

길지도 않은 삶의 여울 속에 출렁거리는 파도처럼 함께 살아 온

우리들의 삶의 여정을 되돌아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