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기휴가 기행 제4부) 깊어가는 여름밤의 짧은 나들이 부산 간절곶

2017. 8. 27. 08:33명승지

(하기휴가 기행 제4) 깊어가는 여름밤의 짧은 나들이 부산 간절곶

 

은진사를 나와 기장 바닷가 한 식당에서 동생 내외와 함께 저녁을 먹었다.

모처럼의 바닷가 나들이라서 그런지 소식(小食)하던 몸이 나도 모르게 식탐(食貪)을 일어켰다.

그 포만감을 삭히려고 실리포구에서 15분 정도 거리인 간절곶으로 나들이 갔다.

흐린 날 밤이라서 그런지 간절곶은 여름피서 철이 아직 채 끝나지도 않았는데

상가들은 철수하고 인적도 한산했다.

옛적에는 등대만 달랑 하나 뿐인 황량한 곳이었는데...

기억이라고는 단지 일출을 볼 수 있다는 것이 고작이었는데 많이도 변했다.

허기 십 수 년의 세월이 흘렀으니 어찌 강산인들 아니 변했는가.

종일 흐린데다가 간간이 비까지 뿌리는 날씨였던지라

혹 소낙비라도 맞을까바 오래 머물지 못하고 여름밤 짧은 나들이로 만족하고 숙소로 돌아왔다.

 

 

 

 

 

 

 

 

 

 

 

빨간색 우체통이 눈길을 끈다.

지구의  남쪽 끝 어느 해변에  세워진 마지막 우체통의 이야기를 상상한 모양이다.

 

 

 

 

 

 

밤이 깊어 가는지 파도도 숙면을 취하는 가 보다.

 

 

 

해는 이미 저물어 땅거미가 마을을 덮은 시간,

먹구름 이는 먼 바다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돌아오지 않은 남편을 기다리는

여인의 한 서린 눈길이 깊어가는 여름밤을 애처롭게 적신다.

이 망부석은 옛적에 없었던 것으로 박제상의 처에 얽힌 망부석설화를 토대로

간절곶 해안에 새로 조성하여 세워 놓은 것인가 보다.

박제상은 신라의 관료이자 충신으로

왜왕에 잡혀간 눌지 마립간의 아우 미사흔(未斯欣)을 구출하러 왜국에 갔다가

미사흔을 신라로 도망시키는 데는 성공은 했지만

자신은 왜왕에 잡혀 갖은 고문을 당하고 마침내 목도(木島)로 유배되어 화형에 처해졌던 인물이다.

이런 사실을 모르는 그의 처는 두 자녀를 데리고 바닷가 언덕에서 남편이 돌아오기만을 기다리다

끝내 망부석(望夫石)이 되었다는 설화의 주인공이 이곳 간절곶에 세워진 것이다.

 

 

 

 

 

 

 

 

밤은 깊어가고 바다마저 잠을 청하는데 저 멀리 항구의 불빛은 홀로 밝힌다.

why를 버려두고 how만 찾는 싦

내일을, 또 내일을 향한 중생의 삶...

 

 

 

 

 

~제5부는 홍룡폭포로 유명한 양산의 홍룡사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