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거사들의 불교 이야기(8) 방거사의 딸 영조의 일화

2017. 8. 14. 23:04조사어록과 잠언


(계림 양삭 인상유삼저 )


중국거사들의 불교 이야기(8) 방거사의 딸 영조의 일화


@어느 날 방거사가 앉아 있다가 딸 영조에게 물었다.

옛사람이 말하기를, ‘밝고 밝은 백 가지 풀끝에 밝고 밝은 조사의 뜻이라고 했는데,

너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이 늙은이가 머리는 희고 이는 누렇건만 아직도 그런 견해를 내는구나.”

속으로 이렇게 생각하면서 영조가 말했다.

밝고 밝은 백 가지 풀끝에 밝고 밝은 조사의 뜻.”


(방거사 딸과 부인)

 

방거사는 술하에 일남일녀를 두고 있었다. 딸 영조는 선기(禪機)도 뛰어났지만

재치도 있었던 모양이다. 두 자매는 모두 결혼을 않고 도를 깨우쳤는데

딸 영조(靈照)는 아버지 방거사가 입적할 낌세를 미리 눈치채고

 먼저 가부좌 자세로 입적하고 아들은 아버지와 영조가 입적한 소식을 듣고는

 밭에서 일하던 그대로 선채로 입적했다.


(송성가무쇼에서)

 

빙가사의 딸 영조는 어려서부터 총명하여 아버지는 물론,

찾아오는 사대부와 선사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일이 비일비재하였다.

하루는 탁발승이 그의 집 앞에서 목탁을 치며 염불하자

영조가 문밖으로 나와서는

스님을 무엇을 구하십니까? 하니

탁발승이 이르기를

보리를 얻으러 왔오.” 했다.

그러자 총명한 영조가 재치있게 그 말을 되받아

스님 보리(菩提)는 어떻하구요?” 라고 답했다.

탁발승은 유식한 티내려고 식량을 의미하는 보리를

깨달음의 지혜인 보리로 물은 것인데 영조가 재치 있게 되받아 물은 것이다.

갑자기 반격을 당한 탁발승은 대답을 못하고 홍당무가 되어 물러갔다.

먹는 보리라면 내어 줄 수 있겠지만

마음속에 충만한 보리(깨닳음)를 어떻게 줄 수 있는냐는 뜻이다..

 

蛇足: 어설푼 알름알이의 탁발승이 부질 없는 농간부릴려다

동냥은커녕 쪽박마저 깨트리고 돌아 간 꼴이다.


(진가사)

 

@ 또 한 번은 객승이 석양에 문전에 와서는

이미 날이 저물었으니 하룻밤 묵고 갈 방 하나를 얻고자 합니다하니

삼계가 원래 공한 것인데 무슨 방을 구하시렵니까?”

()을 모르는 객승은 말을 잇지 못했다.

 

蛇足: 누을 자리를 보고 다리를 뻗어야지...

작금에 그런 부류의 중생이 어찌 한 둘이겠는가?


(진가사) 

 

@()거사가 하루는 禪靜(선정)에 들어 있다가 말했다.

, 어렵구나 어려워! 열섬이나 되는 참깨를 나무 위에다 널어놓듯이!”

아내 龐老波(방노파)가 이 말을 듣고는

! 쉽구나 쉬워! 寢臺(침대)에 내려서서 땅을 밟듯이!”

옆에 있던 靈照(영조)도 한마디 거들었다.

어려울 것도 없고, 쉬울 것도 없구나.

마치 배고프면 밥 먹고 졸리면 잠자는 것 같을 뿐이네.”


@참깨를 나무위에 널어놓는다는 말은

땅이 아니라 나무 위에 뿌려 싹을 낸다는 의미인데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상징하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