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거사들의 불교이야기(5) - 무언설법(無言說法)

2017. 8. 12. 21:49조사어록과 잠언


(낙산사 홍련암)


중국거사들의 불교이야기(5) - 무언설법(無言說法)


우리나라 삼대해조 관음상이 있는 양양 낙산사에 가보면 홍련암에 이런 주련이 걸려있다.

 

白衣觀音 無說說(백의관음 무설설),

南巡童子 不聞聞(남순동자 불문문),

甁上綠楊 三際夏(병상녹양 삼제하),

巖前翠竹 十方春(암전취죽 시방춘),

 

백의관음 말없이 설법하고

남순동자 들음 없이 듣는다네

병속의 버드가지 언제나 여름인데

바위 앞의 푸른 대나무 온 세상이 봄이구나.

 

이 주련은 관음보살을 칭송하는 게송인데 들음없이 듣는다는 것은 무언설법이기 때문이다.

무언설법(無言說法)에 관한 이야기는 석가모니의 무언설법을 비롯하여

 경전에 회자하는 유마거사의 침묵 등 많은 고승들의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


(관음의 성지 보타낙가산 불긍거관음의 백의 관음)

 

옛날 당나라 문종황제가 조개를 삶아 까먹기를 좋아 하였는데

하루는 어찬 가운데 잘 벌어지지 않는 조개가 있어

아무리 벌리러 해도 안 되어 이상스럽게 여겨

향을 피우고 빌었더니 조개가 벌어졌는데

그 속에서 관세음보살이 웃고 있었다.

 

그래서 황제가 이상하게 여기고 종남산에 계신 큰 스님을 청하여 물었더니,

답하기를 관음경에 이러기를 관음보살이 몸으로써 응하여

제도 시킬 자에게 현신하여 법을 설한다.”고 하였으니,

이 조개는 관음보살의 화신인가 봅니다.라고 하였다.

 

황제가 다시 묻기를

보살의 화신은 나타났으나 법문을 들을 수가 없으니 어인 일이요?”,

폐하께서는 이일을 보통으로 보십니까? 비상한 일로 보십니까?

또 이것을 관음보살의 변화신이라고 믿습니까, 아니 믿습니까?” 하니

황제가 답하기를

이는 만고에 희기한일로 내 눈으로 이미 보았는데 어찌 믿지 않겠소하고 대답했다.

그러시다면 폐하께서는 설법까지 들으신 것입니다.

보고 믿으나 듣고 믿으나 견문이 다 같은 것입니다.

이미 믿는 마음이 나시었으므로 말없는 무언(無言)의 설법을 들으신 것입니다.”

이 말을 들은 황제는 크게 기뻐하여 천하 총림에 관음보살을 조성하여 모시게 하였다.

 

@이 스님이 바로 황벽휘운 선사로 그 후 배휴의 간청으로 홍주 대안사에 있으면서 대중을 교화하였다.

황벽스님의 법을 이은 제자가 12명이며 그 중에 임제스님이 법맥을 이었다.

황벽스님의 선사법요인 완능록(宛陵錄)과 전심법요(傳心法要)는 배휴가 기록한 것이다.


(서호 소영주도)

 

溪聲便是廣長舌(계성변시광장설)

山色豈非淸淨身(산색기비청정신)

夜來八萬四千偈(야래팔만사천게)

他日如何擧示人(타일여하거사인)


시냇물소리는 부처의 설법이요

산색 모습이 어찌 청정한 부처의 법신(法身)아니랴.

고요한 밤에 들려오는 팔만사천법문 게송

다음날 무슨 방법으로 사람에게 내보일 수 있을까


(서호)

 

@소동파가 동림사(東林寺) 상총(常總) 조각선사(照覺禪師: 1025-1091)부터 받은

 무정설법(無情說法)’ 화두를 참구하던 중 여산 폭포 앞을 지나다가

폭포 소리를 듣고 깨친 후 읊조린 계성산색(溪聲山色)이라는 개오시다.

소동파는 이 시를 통해 인가(認可)를 받아

전등선맥의 족보에 오르게 되었다고 오등회원에 기록되어 있다.


(무이산) 

 

1980년 성철스님이 종정을 수락하면서 내린 법어를 함께 올린다

.

원각(圓覺)이 보조(普照)하니 적()과 멸()이 둘이 아니다.

보이는 만물은 관음(觀音)이요

들리는 소리는 묘음(妙音)이라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아아, 사회대중은 알겠는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


(중국 사천성 구채구의 황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