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기행) 진천 농다리에서 하늘다리로

2017. 3. 1. 12:38명승지

(진천기행) 진천 농다리에서 하늘다리로

 

흐린 날씨라 멀리가기는 그렇고 해서 서울에서 가까운 진천농다리를 보러 갔다.

작년 여름철에 진천보타사 갔다가 돌아오는 길에 잠시 들러보았지만

산 정상에 있는 농암정과 초평호의 하늘다리까지는 가지 못해 오늘은 두 곳을 마저 다녀오기로 했다.

 

살아서는 항주에 살고 죽어서는 북망에 간다는 의미로

생재소항(生在蘇杭) 장재북망(葬在北邙)이란 말이 중국의 명소 서호에 회자하듯

진천의 캐치프래이즈는 생거진천(生居鎭川) 사거용인(死居龍仁)이다.

살아서는 진천에서 살고, 죽어서는 용인에 묻힌다는 의미다.

여름이 아닌 막바지 겨울이라 앙상한 나무 가지만 늘어진 농다리 강변은 다소 썰렁하기까지 했다.

이른 시간이라 관광객조차 뜸하여 더욱 그랬다. 역시 강변은 겨울보다는 여름인 것 같다.

 

 

 

 

 

 

 

 

 

@진천 농다리[鎭川籠橋]는 진천군 문백면 구곡리 굴티마을 앞을 흐르는

세금천(洗錦川)에 놓인 아름다운 돌다리로, 19761230일 충청북도 유형문화재 제28호로 지정되었다.

100m가 넘는 길이였다고 하나 지금은 길이 93.6m, 너비 3.6m, 두께 1.2m, 교각 사이의 폭 80정도이다.

 

 

 

 

 

 

 

 

@농교 아래를 흐르는 세금천 물줄기는 초평면을 지나 오창면으로 이어지고,

농교를 건너 산길을 넘으면 초평저수지로 이어지는데,

등산로를 따라 정상에 오르면 하늘다리와 초평저수지의 풍광이 한눈에 들어온다.


 

 

@진천의 농다리에 대한 기록은 1825년 발간된 常山誌

조선말기 중요지리지의 하나인 조선환여승람에 이에 대한 기록이 나온다.

이 농다리는 물고기비늘처럼 쌓아 올리고 동양의 별자리 수 28을 응용하여 28칸의 교각을 세웠는데

그 형상이 멀리서 조망하면 마치 지네가 물을 건너가는 듯한 모습이라고 기술하고 있다.


 

 

@진천 농다리의 특징은 교각의 모양과 축조 방법에 있다.

돌의 뿌리가 서로 물려지도록 쌓았으며 석회 따위로 속을 채우지 않고 돌만으로 쌓았다.

교각의 폭은 대체로 4m 내지 6m 범위로 일정한 모양을 갖추고 있고,

폭과 두께가 상단으로 갈수록 좁아지고 있어 물의 영향을 덜 받게 하기 위한 배려임을 알 수 있다.

 

 

 

 

 

[농교의 어원]

진천 농다리의 농다리라는 말은 한자어로는 농교(籠橋).

농교는 얼기설기 얽었다 하여 <농다리>, 장마 때는 물이 다리 위로 넘어간다 하여 <수월교(水越橋)>,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거대한 지네가 물을 건너가는 듯한 형상이라 하여 <지네다리>라고도 불린다.


 

 

이와 달리 밟으면 움직이고 잡아당기면 돌아가는 돌이 있어서 붙여진 이름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그러나 농다리의 ()’은 농다리를 비롯하여 농독·농돌·농바우·농여 등에서 보듯

지명에 적극적으로 쓰이는 선행 요소로, 농 궤짝을 쌓아 올리거나

농짝처럼 포개져 있는 듯한 형상의 지물(地物)을 표현할 때 쓰이기도 한다.

따라서 농다리는 농 궤짝을 쌓아 올리듯 돌을 차곡차곡 쌓아 올린 다리로 풀이할 수 있다.

실제 농다리는 자연석을 이용하여 교각을 축대 쌓듯이 차곡차곡 쌓아 올렸고,

농교(籠橋)라는 한자 이름에도 대응된다.

 

 

 

 

 

 

 

 

 

 

 

 

 

 

 

 

 

 

농암정 오르는 길, 다행히 흐린 날씨가 맑아졌다.

 

 

 

농암정

 

 

 

 

 

 

 

 

 

 

 

농암정에서 바라 본 농다리. 정말 지네다리처럼 보인다.

 

 

농다리 아래쪽에 위치한 징검다리

 

 

좌측은 농다리, 우측은 징검다리

 

 

 

 

 

농암정의 천장

 

 

 

 

 

 

 

 

농암정에서 바라본 초평호. 강은 얼어 있었다.

 

 

농암정 좌측길로 초평호로 내겨가면서 바라 본 농암정 모습이다.

 

 

 

 

 

 

 

 

강은 얼었고, 나무데크는 하늘다리까지 조성되어 있다.

 

 

 

앙상한 가지가 드리워진 겨울강변은 역시 삭막하다.

 

 

 

 

 

 

 

 

 

 

 

 

 

<초평호 하늘다리>

@농암정에서 내려와 산책로를 따라 조금만 걸으면 언덕에 가려졌던 호수가 나타난다.

여름이면 무성한 나무들과 푸른 강이 볼만하겠지만 지금은 겨울이라

삭막한 데크길에 얼어붙은 강이 얼씨연스럽게 느껴졌다. 초평저수지는 1958

한국과 미국이 최초로 합작해 만든 것이라고 한다. 충주호를 제외하면 충북에서 가장 넓은 호수라고 한다.

1986년 증축을 한 이후에는 호수의 형상이 마치 용처럼 휘어져 있고,

인근 두타산에 오르면 물에 둘러싸인 땅이 한반도지형이어서 화재가 되기도 했다.

 



 

 

 

 

@진천군은 최근 호수 주변으로 <초롱길>이라는 산책길을 만들었다.

초평저수지와 농다리의 머리글에서 이름을 땄다. 진천청소년수련원까지 약 1km 전체 구간에

수변데크를 설치해 호젓하게 호반산책을 즐기기에 그만이다.

오르막내리막도 전혀 없어 노약자도 힘들지 않은 길이다.

분위기는 괴산의 산막이길과 비슷하지만 인공적으로 만들어서 스토리도 부족하고

산이 낮아 기암절벽 등이 없어 깊은 맛은 주지못한다

 

@수변데크가 끝나는 지점에서 호수 맞은편 청소년수련원까지는 길이 100m가 넘는 대형 교량으로 연결된다.

다리위를 한발씩 걸음을 내디딜 때마다 출렁대는 아찔함이 온몸으로 전해진다.

하늘다리는 진천의 농다리와 함께 진천의 새로움 명물로 부상하길 기원해 본다.

 

 

 

 

 

 

 

 

초평호 하늘다리를 다시 되돌아와 미호천 전망대로 향한다.

 

 

미호천 전망대로 가는 길에 산위에서 바라본 풍경. 하늘다리 뒤편에 보이는 건물들이 청소년수련원이다.

 

 

 

 

 

 

 

 

조평호 하늘다리에서 약 3~40여분 걸으니 미호천 전망대에 닿았다.

전망대는 표시가 없었다면 무슨 버스정류장이 아닌가 착각할 정도였다.

적어도 규모는 작지만 누각정도는 기대했었는데...



 

 

 

미호천 전망대에서 내려다 본 미호천.

 

충청북도 진천에는 미호천, 백곡천, 초평천이란 3개의 하천있다.

진천 농다리가 있는 이곳의 미호천은 진천의 3대 하천 중에 하나로

충청북도 음성군 삼성면 마이산(해발 472m)에 있는 망이산성에서 발원하여

도의 서부를 서남류하여 부강 서쪽에서 금강에 합류하는 39.07km에 이르는 하천이라고 한다.

하늘다리를 건너 미호천 전망대를 둘러보았지만 마치 버스정류장처럼 만들어져 운치가 없어 보였다.

 

 

가물어서 그런지 미호천은 그리 깊어 보이지 않는다.

별 볼거리가 없었지만 다행히도 유유히 미호천을 노니는 백로가 있어 다행이었다.

 

 

 

 

 

 

 

 

 

미호천 전망대를 내려와 다시 농다리로 회귀하면서 바라 본 징검다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