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 만수산 무량사의 부속암자 <무진암(無盡庵)>

2016. 11. 23. 21:32국내 명산과 사찰

부여 만수산 무량사의 부속암자 <무진암(無盡庵)>


무진암은 만수산 무량사의 부속인 암자다.

매월당 김시습의 부도도 무량사가 아닌 여기에 모셔져 있다.

무진암은 대웅전을 비롯하여 산신각등 여러 전각을 갖추고 있어 규모로 따지면 암자라기보다는 사찰규모다.

 

암자(庵子)라는 말은 초암(草庵), 모암(茅庵), 봉암(蓬庵), 암로(庵盧) 등으로도 불리는데 대개 작은 초가를 의미한다.

쉽게 풀어본다면 큰 절에 딸린 작은 집을 일컫는 말이다.

그러나 속세(俗世)를 떠나 임시로 은둔생활을 하기 위하여, 또는 도를 닦기 위하여 만든 작은 집을 말하기도 하며,

혹은 여승(女僧)이 있는 절을 말하기도 한다. ()자는 암()자와 같다.

 

무진암(無盡庵)의 무진(無盡)이란 말은 범어 aksaya에서 비롯된다.

무궁무진(無窮無盡), 중중무진(重重無盡), 무수(無數)의 뜻으로 다함이 없는 것을 의미한다.

즉 무위법(無爲法)은 생멸의 상()을 여의었으므로 무진(無盡)이라 하고,

또 유위법(有爲法)의 연기가 일다상즉(一多相卽) 함으로 무진(無盡)이라 한다.

 

무량사를 들린 후 주마간산격으로 무진암을 들렸다.

무척 무더운 날씨였기에 몸이 지쳤나 보다.

무진암에 대한 사찰내력을 자세히 알 수 없지만

무진암의 전각들은 오래된 것 같지 않고 근래에 조성된 것으로 보인다.

입구 표지석은 약사여래불 기도 도량 무진암으로 되어 있다.



사찰에 경내에 들어서면 조용하고 짜임새 있는 분위기가 느껴진다.




삼층석탑의 기단 부위에는 사자상이 부조되어 있다.




대웅전주련


佛身普徧十方中(불신보편시방중)

三世如來一體同(삼세여래일체동)

廣大願雲恒不盡(광대원운항부진)

汪洋覺海妙難窮(왕양각해묘난궁)

 

부처님 법신은 시방에 두루하여

삼세 여래도 한결 같으시네

광대한 성원의 구름은 항상 다함이 없으시고

드넓은 깨달음의 바다는 아득하여 헤아리기 어렵도다.



대웅전 전각, 협시불로 지장보살과 관음보살을 모셨다.




암자 답지 않게 대웅전의 닫집이 화려하다.




신중탱. 가운데 예적금강을 중심으로 조성되어 있다.

흔히 보는 신중탱이 아니라서 예적금강을 크로즈업해 보았다.



예적금강

예적금강(穢跡金剛) 은 오추사마(烏樞沙摩)로도 불린다.

여래의 화현이며 일체의 더러움과 악을 제거하는 위력을 가진 명왕(明王)이다.

신중탱에서 예적금강의 모습은 19세기 초에는 붉은 머리카락을 곤두세운 험상궂은 얼굴에

손에는 금강저를 들거나 공수인(拱手印)을 하고 있다.

19세기 후반에 그려진 예적금강은 얼굴 3개에 눈도 3개이며 이를 드러내며 분노한 표정을 짓고 있다.

8개의 팔을 갖고 있으며 손은 합장을 하거나 금강령, , 부적, , 밧줄, 창 등의 지물을 들고 있다.

또한 온몸을 불에 휩싸이게 그려 보다 극적으로 분노존(忿怒尊)을 표현하기도 한다.











용두의 조각이 참 섬세하다.


약사불

<약사여래>

@약사유리광여래(藥師瑠璃光如來대의왕불(大醫王佛)이라고도 한다.

동방 정유리세계(淨瑠璃世界)에 있으면서 모든 중생의 질병을 치료하고 재앙을 소멸시키며,

부처의 원만행(圓滿行)을 닦는 이로 하여금 무상보리(無上菩提)의 묘과(妙果)를 증득하게 하는 부처이다.

그는 과거세에 약왕(藥王)이라는 이름의 보살로 수행하면서

중생의 아픔과 슬픔을 소멸시키기 위한 12가지 대원(大願)을 세웠다.





@약사여래는 구원불의 하나인 아축불(阿閦佛 Akṣobhya)과 동일시되기도 하며

동방의 극락세계를 주재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의 몇몇 종파에서는 그를 또다른 구원불인 비로자나(毘盧遮那 Vairocana)와 동일시하기도 한다.


(무진암의 약사여래불에는 흔히 볼 수 없는 비천상이 부조되어 있다.)

 

한국에서는 통일신라 초기부터 약사여래에 대한 신앙이 크게 성행하여

약사여래 관련 경전에 대한 연구가 본격적으로 이루어졌으며,

탑의 기단이나 1층 탑신에 약사여래의 권속을 조각하는 것이 널리 유행하기도 했다.

고려시대에는 특히 거듭되는 국가적 위기에 대처하기 위하여 약사여래를 본존으로 하는 기원 법회,

곧 약사도량(藥師道場)이 자주 열렸다.

오늘날에도 약사여래는 한국에서 석가모니불·아미타불·미륵불과 함께 가장 널리 신봉되는 부처의 하나이다.

일본에서 약사여래에 대한 숭배는 헤이안 시대[平安時代 : 794~1185]에 가장 성행했는데,

오늘날에도 천태종·진언종·선종 계통 종파들은 약사여래를 각별히 숭배하고 있다.

일본에서 약사여래는 흔히 약이 담긴 그릇을 한 손에 들고 있는 푸른 피부의 부처로 묘사된다.

티베트에서는 흔히 약용 과일인 미로발란 열매를 들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약사여래가 거느리고 있는 권속 가운데 12신장(十二神將)

독실한 불교도들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고 있는데,

중국의 불교도들은 나중에 그 신장들을 중국 역법에 있어서의 12(十二支)와 연관시켜서 생각하게 되었다.

약사경 藥師經 Bhaiṣajyaguru Sūtra4차에 걸쳐 한문으로 번역되었는데,

그 최초의 번역본은 동진시대(東晉時代 : 317~420)에 나왔다.

티베트어로도 2차례에 걸쳐 번역되었다.


 

약사여래의 협시불로 일광보살(日光菩薩)과 월광보살(月光菩薩)을 모시고 있으며

약사전(藥師殿)을 두고 있는 사찰도 많아 약사신앙의 통속성을 대변하고 있다.


<산신각주련>

靈山昔日如來囑(영산석일여래촉)

威鎭江上度衆生(위진강상도중생)

萬里白雲靑嶂里(만리백운청장리)

雲車鶴駕任閑情(운차학가임한정)


영산에서 어제 여래가 부촉하셨다네

강상에 위엄 떨쳐 중생을 구하라고.

만리에 흰구름 푸르고 높은 봉

구름 차 학을 타고 한가로이 정담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