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11. 9. 21:17ㆍ국내 명산과 사찰
홍천 가리산(加里山) 관음사(觀音寺)
금강경 제26품 법신비상분에 보면 『若以色見我(약이색견아) ~不能見如來(불능견여래)』라는 말이 나온다.
쉽게 풀어본다면 껍데기 현상이나 이념, 또는 관념을 쫓아서는 진정한 여래를 만나 수가 없다는 말이다.
그러나 사찰만 하드더라고 우리는 부처님을 찾아가기 보다는 이름난 명산고찰이라면 더 마음이 쏠린다.
이는 사찰의 규모도 크고 오랜 역사와 전통, 그리고 유명한 큰 스님들을 배출했기 때문에
그런 것에 은근히 매료되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이름난 사찰은 산수풍경이 뛰어난 곳에
그것도 풍수지리상에 명당이라 일컫는 곳에 자리하고 있는 것도 한 몫을 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법당이 장엄하고 불상이 거대하다고 해서 큰 깨달음을 주는 것이 아니고,
유명한 고승이 나왔다고 해서 그 절에 특이한 것이 있어서 그런 것도 아니다.
목불(木佛)은 불을 피할 수 없고, 토불(土佛)은 물을 피할 수 없다는 어느 고승의 말처럼
불상이란 빈껍떼기요 허상일 뿐인데도 허룸한 법당이나 흔한 불상이 있는 절집은
웬지 발걸음 선뜻 나서기가 꺼려지는 것도 또한 우리네 중생들의 마음이 아닌가.
사찰은 단지 불상(佛像)을 모신 집이 아니라 적정처(寂靜處)다.
적정처라면 무엇보다도 안과 밖의 인연이 끊어진, 그리고 요란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우리들 중생의 눈은 장엄하고, 요란 한 것을 보고 즐기는데 익숙해져 있어
그런 사찰은 쉽이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 것이 상례이다.
장엄한 법당 안에 거대한 불상 앞에 서면 더 경건함을 느낀다는 사람들도 있지만
그것은 느낌이요 미망에 불과한 것인데도 사실 그렇치 못한 것은
형상을 쫓아가는 중생이란 틀을 벗을 벗어나기가 어렵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홍천 가리산의 관음사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사찰이다.
아미타불대불상 안에 법당이 있다는 호기심에 연화사를 들렸다가 남는 시간에 찾은 절이 관음사다.
관음이란 말에 매력을 느낀 것인지도 모른다.
관음사는 강원 홍천군 두촌면 철정리 143에 위치한 대한불교 태고종 사찰로 가리산 자락에 위치하고 있다.
@종루주련
自性衆生誓願度(자성중생서원도)
自性煩惱誓願斷(자성번뇌서원단)
自性法門誓願學(자성법문서원학)
自性佛道誓願成(자성불도서원성)
@가리산(加里山)은 해발 1,051m로 산 이름인 가리(加里)는
"단으로 묶은 곡식이나 땔나무 따위를 차곡차곡 쌓아둔 큰 더미"를 뜻하는 순우리말로서,
산봉우리가 노적가리처럼 고깔 모양으로 생긴 데서 유래한다.
태백산맥 중 내지(內地) 산맥의 일부로서 제1봉은 남쪽에서 홍천강이 발원하여
북한강의 지류인 소양강의 수원(水源)을 이루고 있지만
사실 가리산은 등산 매니어들도 즐겨 찾아가는 산은 아니다.
더구나 관음사는 가리산 자락의 마을에서도 한참 떨어져 있어 그리 불자들이 왕래가 잦은 절로는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다른 사찰과 달리 낯선 방문객들에게는 정감이 넘치는 친절을 배풀어 주고 있다.
늘 사찰을 찾아 참배할 때마다 느끼는 것이지만 이름난 사찰은 참배객이나 방문객들이 많아서 그런지 몰라도
절식구들이 냉냉하기 그지없지만 관음사는 절 식구라야 고작 노스님 한 분과 상좌격인 스님 한 분
그리고 공양주 한 분이 전부인데 모두 순박하고 다정다감했다.
그래서 어느 사찰에서도 쉽이 느껴보지 못했던 안락함을 느꼈다.
그저 그런 평범한 법당과 불상들이었지만 경내를 둘러보는 내내 평온함을 느낄 수 있었던 것은
아마도 첫 느낌이 좋아서인지 모른다.
그래서 일주문을 벗어나면서 사찰이란 무엇인지를 다시 한 번 생각해보면서
『若以色見我(약이색견아) ~不能見如來(불능견여래)』라는 말을 되새겨 보았다.
종루를 지나 긴 계단을 오르면 대웅전이다.
@대웅전주련
天上天下無如佛(천상천하무여불)
十方世界亦無比(시방세계역무비)
世間所有我盡見(세간소유아진견)
一切無有如佛子(일체무유여불자)
하늘과 땅아래 부처님과 같은 이 없고
시방세계에도 역시 견줄만할 분 없도다.
세간에 있는 것 내 두루 빠짐없이 보았으나
모든 것이 불자님과 같지 못하네.
대웅전 앞 전경
산신각은 대웅전 좌측편 언덕 길로 오른다.
산신각
산신각 안는 여신과 남신 두 분의 산신을 모시고 있다. 홍천 일대의 사찰은 이렇게 두분의 산신을 모신 절이 많다.
산신각을 내려오면서 바라 본 대웅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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