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연(順緣)

2016. 7. 29. 06:43선시 만행 한시 화두

순연(順緣)

순연이란 말은 인연을 따른다는 의미지만

 단순히 인연을 따라가는 마음만을 의미하는 말이 아니다.

왜냐하면 생사(生死)의 거래(去來)가 부운(浮雲) 같기 때문이다.

그럼으로 무심(無心)으로 살아야 한다는 의미를 말하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선사들이 이른 於事無心(어사무심) 於心無事(어심무사)의 경지를 말하는 것이다.

무심은 마음이 없다는 의미가 아니다. 시시비비(是是非非), (), 불호(不好)에 메이지 말고,

본래의 그 마음 그대로 순진한 마음이 아닌 정식(情識)에 얽혀 살아가지 말라는 의미다.

()한 인연이라고 좋아할 것도, 나쁜 인연이라도 싫어할 것도 없는 것이 도()의 본질이기 때문이다.

아름다운 것도 추한 것도 마찬가지다.

있는 그대로 받아드리고, 받아 드리는 그 마음에

또 다른 마음이 지어내는 알음알이의 동요(動搖)를 짓지 말라는 의미다.



(복건성 무이산 인상유저쇼 중에서)


風動心搖樹 雲生性起塵 若明今日事 眛却本來人

(풍동심요수 운생성기진 약명금일사 매각본래인)

바람이 부니 마음이 나무를 움직이고

구름이 일어나니 마음에 티끌이 이는구나.

오늘의 일을 밝히려 한다면

본래의 진면목을 잃게 되는니라.


(복건성 황룡)

心隨萬景轉 轉處實能幽 隨流認得性 無喜亦無憂

(심수만경전 전처실능유 수류인득성 무희역무우)


마음이 만가지 경계를 따라 움직이니

마음이 머무는 그곳이 실로 그윽하구나

마음 따라 흘러가면서 본성을 깨우치면

기쁨도 없고 또한 슬픔도 없는 것이라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