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7. 20. 00:00ㆍ명승지
관곡지(官谷池)의 수련(垂蓮)(2/3)
연꽃은 날 때부터 다르다. 넓은 잎에 긴 대, 굳이 꽃이 피어야 연꽃인지를 확인하는 것이 아니다.
연꽃은 싹부터 다른 꽃과 구별된다. 장미와 찔레는 꽃이 피어봐야 구별된다. 백합과 나리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이 사람 중에 어느 누가 보아도 존경스럽고 기품 있는 사람이 있다.
인품이 고상한 사람은 남루한 옷을 걸친다고 하여 그의 인품이 옷으로 가려지지는 않는다.
이런 사람을 연꽃의 생이유상(生已有想)의 특성을 닮은 사람이라고 말한다.
경전에서는 중생은 부처가 다르지 않고 부처는 중생과 다르지 않다고 한다.
중생의 청정심이 곧 부처의 마음이기 때문이다. 그것은 그 무엇으로 바꿀 수가 없는 것이다.
백조에게 먹물을 퍼부어도 백조가 오리가 될 수 없듯이 중생의 본래면목(本來面目)이 그러하기 때문이 아닐까.
흐리고 탁한 연지에 피어난 수련을 보면서 넉두리 한 자락해 본다.
바이샬리에 사는 수다스(Sudas)라는 한 농부가 제철이 아닌데도
연못에 피어난 연꽃 한 송이를 우연히 발견하여 망고나무 아래에서 설법하고 계시는 부처님께 갖다 바쳤다.
부처님은 말없이 꽃을 받아들고는 대중들에게 두루 보였다. 모두들 무슨 의미인지 몰랐다.
정적이 감도는 침묵의 순간, 그때 많은 대중 속에서 마하가섭만이 부처님을 보고 빙그레 웃었다.
그러자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나의 법을 마하가섭에게 전하니 이 연꽃이 그 상징이다.』
이것이 불교에서 회자하는 염화미소(拈花微笑)의 전말이다.
선(禪)의 시작이요, 이심전심(以心傳心)의 전법이요, 교외별전(敎外別傳)의 시작이다.
부처님이 서 있는 대를 연화대라 하고, 앉은 자리는 연화좌라고 한다.
대웅전의 법당을 보면 석가모니불 옆에 협시불로 봉안된
보현보살과 문수보살이 연꽃을 들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을 것이다.
연꽃은 이렇게 불교의 대표적인 상징물로 여겨진다.
연꽃은 법성(法性)을 상징하고 만개한 연꽃은 법성(法性)이 드러남을 의미한다.
연밭이나 연지(蓮池)를 찾는 이라면 불교가 무엇인지는 몰라도 염화미소라는 말의 의미를 몰라도
흐리고 탁한 진흙탕 물속에서 솟아나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연꽃에 매력을 느끼는 것은
아마도 이제염오(離諸染汙)하고자 하는 중생들의 본성이 그렇기 때문이 아닐까?
~3부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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