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화부인(蓮華夫人) 이야기

2014. 7. 18. 06:49경전속의 우화들

 

 

연화부인(蓮華夫人) 이야기

잡보장경일(雜寶藏經一)에 「아주 아주 오래전(久遠時)에 설산(雪山)에

한 선인(仙人)이 있었는데 이름을 제바연(提婆延)이라 하며 바라문종이었다.

바라문법에서는 아이를 낳지 못하면 천상에 나지 못한다.

이 바라문은 여인을 취하지 않았기 때문에 천상에 태어나지 못하고 설산 바위굴에서 살았다.

항상 바위 위(石上)에서 소변을 보았는데

그 정기(精氣)가 너무 세어 소변이 닿은 곳마다 바위를 뚫었다.

 

한 암 사슴이 와서 선인이 소변 본 곳을 핥아 먹고 문득 새끼를 배어서

달이 차자 선인의 굴(窟)밑에서 나와

여자 아이를 낳았다. 그런데 태어날 때 연화(蓮華)로 그 몸을 싸고 모태(母胎)로부터 나오니

단정(端正) 수묘(殊妙)하기 이를 데 없었다. 선인이 이를 알고 자신의 자녀임을 인정하고 데려와 기르니

점차 장대하여 발로 땅을 밟으면 모두 연화가 나왔다.

 

어느 날 선인이 사는 이 나라의 조제연왕(鳥提延王)이 사냥을 나왔다가 이 아름다운 여인을 보고

선인에게 주기를 청하니 선인이 이르기를 이 아이는 장차 오백왕자(五百王子)를 낳을 것이라고 하였다.

사슴이 낳아다 하여 녹녀(鹿女)라 불리는 이 여인이 왕궁으로 돌아오자 큰 부인의 질투가 대단했다.

때가 되어 녹녀는 5백의 알을 낳아 상자 속에 놓아두었데 이를 시기한 큰 부인이 밀가루 알을 만들어서

녹녀가 낳은 알과 바꾸어 놓고 상자 체로 항하( 恒河)에 던져버렀다.

왕이 큰 부인에게 무엇을 낳았느냐고 묻자 큰 부인은

「면단(麵段: 밀가루로 만든 알)만 낳았습니다.」라고 답했다.

왕은 이 소리를 듣고 전일에 선인이 말한 것이 망언(妄言)이었구나 생각하고

녹녀의 모든 지위를 낮추고 내왕을 끊었다.

 

한편 이웃나라의 살탐보왕(薩耽菩王)이란 왕이 항하 하류에서 음녀(淫女)들과 놀다가

이상한 상자가 떠내려 오는 것을 보고 건져서 보니 5개의 알이 있어 오백부인에게 한 알씩 나누어 주었더니

알이 스스로 깨어지면서 알마다 한 동자(童子)가 나왔다.

그 면목 또한 단정하기 이를 데가 없었다.

장차 모두 성장하여 건장한 力士가 되어 오백력사의 장군을 이루었다.

 

조제연왕은 이웃나라 살타보왕과 알력이 생겼는데 살탐보왕은 오백력사를 거느리고 조제연왕과 전쟁을 일으켰다.

한 力士를 대적하기도 어려운데 5백력사 상대하려니 겁이 난 조제연왕은 궁리 끝에

설산의 그 선인을 다시 찾아가 전쟁을 피할 방법을 구했다.

선인이 이르기를 「오백역사는 연화부인(蓮華夫人)의 아들이다.

왕이 지금 연화부인을 큰 코끼리에 태워 군진 앞에 세우면 그들이 자연 항복할 것이다.」라고 일러주었다.

 

조제연왕은 돌아 와 녹녀(연화부인)에게 부끄럽게한 것을 깊이 사과하고 부인을 아름답게 꾸며(莊嚴) 하여

선인이 가르쳐 준 그대로 큰 백상아 코끼리에 태워 군진(軍陣)앞에 세웠다.

이를 본 五百力士 가 활을 들어 쏘려고 하는데 손이 말을 듣지 않고 활시위도 당겨지지 않았다.

이때 선인이 공중으로부터 날아와 이르기를

「함부로 손을 놀리지 말고 惡心을 품지 말라. 악심을 품으면 지옥에 떨어진다.

여기 王과 부인이 바로 너희들의 부모이니라」라고 했다. 때를 같이 하여 연화부인의 한쪽 젖에서

이백오십 줄기가 흘러나와 5백력사의 입으로 들어갔다.

연화부인의 젖을 삼킨 오백력사는 자신의 부모가 누구인지를 알게 되었고

오백력사는 부모를 향하여 참회하고 돌아가자 전쟁은 끝나게 되었다.

전장에서 돌아 온 오백력사는 모두 출가하여 벽지불(辟支佛)이 되었으며

두 왕 역시 깨달음을 얻어 벽지불이 되었다. 그때의 선인이 바로 오늘의 나다.」라 하였다.

 

 

(@영상: 세미원과 와우정사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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