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지산 명지폭포

2013. 5. 22. 22:12명승지

 

 

 

 

명지산 명지폭포

 

부처님 오닌 날 쨍하던 햇살이 토요일 오후부터 비가 내리기 시작하더니 이른 새벽까지 줄기차게 내렸다.

일요일 아침 7시. 창문을 열어보니 비는 다소 그친 것 같은데

하늘은 언제 다시 한줄기 쏟아 낼지 모를 지푸덩덩한 날씨다.

여느 때보다 일찍 일어났기에 날이 좋으면 북한산 의상봉 쪽으로 갈까 했는데 산행은 틀렸다.

10까지 행여나 하는 마음으로 기다려보았지만 역시다.

비 내린 날은 어디가 좋을까? 컴을 열고 날씨를 보다가 명지산 명지폭포가 생각났다.

밤새 비가 내렸으니 계곡과 폭포는 살이 올라설 것이고

이런 날은 산보다는 계곡이 더 어울릴 것 같았다.

명지산을 가본지도 벌써 4~5년은 되었을 것이다.

명지폭포까지 1차 목표를 잡고 산행은 가는데 까지 가기로 마음먹고

 10시가 넘어서야 방향을 잡고 집을 나섰다.

 

 

 

가평군 북면 도대리와 적목리에 걸쳐있는 명지산은 경기도에서는 화악산 다음으로 높은 산이다.

 화악산이 해발 1468m, 명지산은 그 보다 조금 낮은 1267m다.

서울과 경기도 내에서 1000m가 넘는 산은 내 기억으로 그리 흔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명지산은 주변에 연인산, 유명산을 비롯해 산세가 우람하지만

바위를 좋아하는 내게는 그런 기억보다는 명지폭포와

산속에서 처음으로 금낭화를 본 것 외에는 별로 남는 기억이 없든 산이었다.

 

 

잠시 차에서 내려 강촌 쪽 산을 보니 운무가 그칠 듯 말듯 생각 중인 모양이다.

하늘은 여전히 잿빛이다.

 

 

 

 

의암땜까지 왔는데도 날은 개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날씨예보는 그렇치 않았는데...

 

 

가평읍 내를 벗어나 산을 바라보니 산은 푸른데 먼산은 아직 운무가 산을 잡고 놓아주질 않는다.

 

 

 

 

 

 

길을 잘못들어 연인산 쪽으로 들어갔다.

돌아 나오다가 텃밭에, 과수원을 둔 한적한 시골풍경이 마음이 들어서...

 

 

국도로 빠져나와 익근리주차장 가는 길에 바라 본 먼산 풍경,

 여전히 산은 운무가 깔고 앉아 떠날 줄을 모른다.

 

 

익근리주차창에 차를 파킹하고 명지산 명지폭포로 가는 길 입구의 매표소로 향했다.

여기가 명지산 들머리다. 1991년 명지산이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어 입장료는 없다.

 예전 본 그대로 꽃으로 수를 놓은 듯,  언제 보아도 아름답고 고즈넉한 풍경이다.

예전에 없었던 주차장을 비롯하여 도로 포장이 깔끔하게 새롭게 단장 되어 있었다.

이제 버스길도 열린 모양이다. 버스 정류장도 있는 걸 보니.

 

 

 

정오가 되어서 그런가 하늘 한 구석에 파란 빛이 감돈다. 이제 개일려나..

 

 

명지산 들머리의 또 다른 볼거리 중 하나 인 물레방아가 있는 시골집 풍경.

옛적 고향의 향수를 느끼게 한다.

 

 

 

 

위를 보니 하늘이 아까 보다 조금 더 맑아졌다. 조금 안도가 된다.

어느 정도 햇살이 있어야 계곡의 폭포를 그나마 감상할 수 있기에.

 

 

 

          이정표를 보니 명지폭포가 2.5km나 남았다. 옛 기억으로는 그리 멀지 않았는데..

 

 

 

오늘 따라 궂은 날씨 탓에 등로가 한산하다. 띄엄띄엄 산꾼들이 내려오기도 했었는데..

명지산은 아직 그리 잘 알려져 있지 않은 모양인가.

 

 

 

                          옛보든 그대로 명지산 승천사의 일주문이다. 단청은 새로 한듯하다.

 

 

                 승천사 사천왕문과 탑이다. 단청만 새로 했을 뿐 옛모습 그대로다. 텃밭에 손이 많이 간 모양이다.

 

 

                   담장이 새로워졌다. 옛적에는 없었는데.. 돌담 위에 얹은 기와가 눈길을 끈다.

 

 

                                   사천왕문 쪽으로 돌아 본 돌담의 운치

 

 

승천사 경내 풍경이다. 

촌스러울정도로 순박한 느낌을 주는 미륵불상이 승천사의 마스코트처럼 바라보고 있다.

 

 

 

 

승천사의 대웅전과 삼성각이다. 오르는 돌계단, 삼성각 앞 기와로 쌓은 조형물에 눈길이 머문다.

 

 

 

 

 

 

 

 

 

명지폭포다. 날은 다시 음산해 지고 폭포가 있는 계곡은 습한 기운과 함께 더 음침하다.

조리개를 열고 iso도 올리고 촬영을 시작했다. 폭포는 예상대로 수량이 많다.

하얀 그품을 내며 떨어지는 물소리도 우렁차다.

옛적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 가까이 접급하기도 힘들었는데

오늘은 날씨 탓에 홀로 즐겨보게 되는 행운(?)을 맞았다.

세월은 흘러도 폭포는 옛모습 그대로다. 산을 오를 때는 더울 것 같아서 

웃옷을 차에 두고 얇은 등산 쪼끼만 입고 올라 왔더니 한기가 몸에 스며든다.

 땀이 식어서 그런가. 차에 두고 온 웃옷이 후회스럽다. 그렇다고 다시 내려 갈 수는 없는 일. 

허기까지 느껴진다. 가지고 온 떡 두개와 커피우유로 계곡바위에 걸터 앉아 허기진 배를 속였다.

산을 오르면 이상하게도 나는 허기감을 못느겼는데.. 오늘은 다르다.

한기 때문인지 모른다. 가난하면 배고픔도 더 하다더니 한기가 드니 허기짐도 더하다. 

 

 

 

 

 

명지폭포는 웅장한 맛은 없지만 수심이 깊고 계곡 높이가 7~8m정도가 되며

 

위에는 여러개의 소를 지닌 정감넘치는 아담한 폭포다.

 

 

 

 

몸에 한기가 심히 느껴져 폭포를 나와 한 30분 정도 산를 오르다가 산행은 포기하고

 

대신 계곡의 풍경을 느긋하게 감상하기로 했다.

 

 

비가 내린 직후라 계곡은 그야말로 풍광이 넘친다.

 

 

 

 

 

 

 

 

 

 

 

 

 

 

 

청개구리 몇마리가 재롱을 부린다.

 

 

 

요놈들은 벌근 대낮에만 노는데 어찌 만물의 영장이라는 사람을은 왜 불을 끄고 깜깜한 데서 놀지..

 

 

 

 

 

 

 

 

 

 

 

 

 

 

 

 

 

 

 

 

 

 

 

 

 

 

 

 

 

 

 

 

 

 

 

 

 

온 것은 가고

 

핀 꽃은 진다.

 

아무리 깊은

 

산일지라도.

 

 

 

 

 

 

 

 

 

 

 

 

 

 

 

 

 

 

 

 

 

 

 

 

 

 

 

 

 

 

 

 

 

 

 

 

 

차면 기울고

 

기우면 쏟아놓은

 

물레방아처럼

 

돌고 도는

 

그것이

 

인생이던가

 

 

 

빈 몸으로

 

왔다가

 

 

 

~2013. 05. 19. 명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