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예찬

2010. 5. 28. 23:29잠언과 수상록

 

(지리산 뱀사골)

 

물의 예찬

1)

天長地久라 하늘과 땅은 私心이 없어 영원하고

물 또한 그러하여 높아지려고 역류하지 아니 하고

언제나 낮은 곳으로 낮은 곳으로 흐른다.

버리면 가벼워지고 메이지 않으면 자유로워지나니

<나>다 <내것이다> 아옹다옹 눈흘키며 살아가는 세상사람들

좀 더 좀 더 하는 허욕의 무거운 짐 훌훌 벗어 버리고

저 하늘 이 땅과 저 물처럼 그리 살다 가면 좋으려만.

 

(내연산 관음폭포

2)

참된 맛은 담백함에 있고(珍味只是淡)

지극한 경지에 이른 이 단지 평범할 뿐이라 했던가(至人只是常)

재주가 많으면 육신이 고달프고 생각이 많으면 걱정도 많아지는 법.

 

녹수청산 푸른 물도 떠보면 색깔없고

진흙탕의 황토물도 떠보면 색깔없듯

천진한 본래 마음 무슨 색깔있던가

 

남의 눈에 튀는 색깔 비범한 것 아니니

있는 듯 없는 듯 평범한 그 삶이 비범한 것이라네

옛사람이 이른 말 以水和水, 새겨보면 빈 말이 아니니

비아냥 거리면서 살지 않으면 좋으려만.

 

(설악산 용소폭포) 

3)

고달픈 인생살이 파란만장(波瀾萬丈)이라

한 물결 지나갔다 생각하면 더 큰 물결 덮쳐오니

더럽고 아니꼽고 치사하고 억울한 일 말로써 다할까

세상사람 그러하니 나도 그래 살았다고 말하려는가.

진흙탕 지나온 물 흐려지고 탁해져도

흐르면서 맑아지듯 그리 살면 좋으려만..

사바의 진흙탕 길 내 마음 스스로 정화(淨化)하면서.

 

(주왕산 제3폭포) 

4)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가져갈 것 있던가 머물 곳 있던가 .

채워도 채워도 채워지지 않는 끝없는 허욕

지족(知足)하는 마음으로 훌훌 벗고 산다면 얼마나 좋으랴

청산에도 머물지 아니 하고 흐르는 물처럼

 

(명지산 명지폭포) 

5)

지나침은 못자람만 못하여 화(禍)만 되나니

더도 말고 들도 말고 지족하며 살면 좋으려만.

부질없는 시시비비 이념논쟁 일삼는 사람들

너 좋고 나 좋고 우리 좋은 길 찾아

웅덩이 채운 물 고요히 수평을 이루듯

마음의 평정 지키면서 제 분수 지키면 얼마나 좋으랴.

 

(대야산 용추)

6)

하늘이 높다고 언제 자랑하던가

땅이 넓다고 언제 자랑하던가

내 목소리 크다고 우쭐대는 사람들

심전(心田)을 깊이 갈아 無心으로 살면 좋으려만

흐르는 강물 깊을수록 소리가 없듯.

 

흐르는 곡: 깊은 물/태백산맥ost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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