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2012. 3. 22. 08:01잠언과 수상록

 

 

동명(東銘)/장재(張載)

 

희롱삼아 하는 말도 먼저 자신의 마음속에서 그런 생각이 자리 잡고 난 연후에 우러나오고,

 희롱삼아 하는 행동도 우선 자신의 마음속의 꾀함이 있고 난 연후에 드러난다.

이같이 먼저 자신의 마음속에 그런 생각이 생겨난 후에 온 몸을 통해 밖으로 드러난 것을 두고

이것은 스스로의 마음이 아니라 자신도 모르게 한 행동이라고 변명하는 것은 밝지 못함이요,

그러고도 남들이 나를 의심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은 어리석음의 극치다.

 

 

지나치게 과장된 말은 본심이 아니요, 지나치게 과장된 행동은 성(性)에서 벗어난 짓이다.

잘못된 말을 내뱉어서 몸을 미혹에 빠뜨리고도 스스로 도리에 합당하다고 우겨대는 것은 자신을 속이는 행위이고,

그러고도 남들이 나를 따르기를 바라는 것은 남을 기만하는 행위이다.

 

 

혹자는 허물이 자신의 마음속에서 우러나온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기의 장난 탓이라고 변명하기도 하고,

허물이 스스로의 잘못된 생각에서 비롯된 것인데도 불구하고 자신의 내심은 옳고 성실하였다고 변명하기도 하면서,

스스로를 삼갈 줄 모르고 오히려 모든 허물을 나 아닌 다른 외부 사람의 탓으로 돌린다.

이들의 으스대고 스스로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은 오만불손한 태도는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도 남음이 있다.

<출처: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박상주 역>

 

 

東銘/張載

戱言出於思也 戱動作於謀也 發於心 見乎四體 謂非己心 不明也 欲人

無己疑不能也 過動非誠也 失於聲謬迷己四體 謂己當然自誣也 欲他人己從誣人也

或者謂出於心者 歸咎於己戱 不知戒其出汝者 長傲且遂非 不知孰甚焉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

퇴계(退溪) 이황(李滉)선생이 역대 여러 성현들의 명(銘), 잠(箴), 찬(贊)을 한데 모아 엮은 글이다.

 銘은 돌이나 나무 쇠붙이 등에 새겨서 마음을 경계하는 글을 말하고,

箴은 벽 등에 붙여 마음을 다스리고 경계하는 글을 말하며,

贊은 어떤 대상에 대해 칭송하고 기르는 글을 말한다.

 

 

옛 성현들은 시시각각으로 마음을 갈고 닦기 위해 경계하는 글을

 책상, 벽, 거울, 침실. 심지어는 세숫대야나 지팡이 위에까지 쓰고 새겨서

잠시라도 수행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고경중마방(古鏡重磨方)이라는 말은 <옛 거울을 거듭 갈고 닦는 묘방>이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서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여러 가지 먼지와 티끌로 오염된 거울을 부지런히 갈고 닦아

마침내 원래의 밝은 거울을 되찾아 삼라만상을 있는 그대로 훤하게 비추어 보는 묘방이라는 뜻이다.

여기서의 거울은 우리 인간의 마음을 비유한 것이다.

 

 

@무우를 먹고 트름을 하면 무우냄새가 나고 막거리를 먹고 트름을 하면 막걸리 냄새가 난다.

이 몸이 그렇듯 생각도 그러하다.입 밖에 튀어나오는 소리는

내 마음에 품었던 생각이 튀어나오는 것이다.

 

'잠언과 수상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인심(人心)  (0) 2012.05.13
잡언(雜言)  (0) 2012.04.01
명상(瞑想)  (0) 2011.02.09
물의 예찬  (0) 2010.05.28
중생(衆生)의 마음  (0) 2010.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