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설 (野雪)

2010. 1. 19. 22:50조사어록과 잠언

 

 

야설 (野雪)/西山大師(1520-1604)

 

눈 내린 들판을 밟고 갈 때에

모름지기 어지러이 걷지마라.

오늘 내가 남긴 발자취는

뒤에 오는 이에게 이정표가 될 것이니.

 

踏雪野中去(답설야중거)

不須胡亂行(불수호난행)

今日我行跡(금일아행적)

遂作後人程(수작후인정)

 


사람의 길을 가야 합니다

                                                                                          ~현림~

 

물은 아래로 흘러가고

불은 위로 타 오르듯

 

지혜로운 이는 물처럼 아래로 가고

어리석은 이는 불처럼 위로만 갑니다.

 

배부른 새는 높이 날지 못하지만

배고픈 새는 높이 날 수 있듯이

 

지식과 알음알이가 많으면 삼악도로 내려가고

마음이 가난한 자는 천상에 오르게 됩니다.

 

따스한 봄바람엔 새잎이 돋아나고

스산한 가을바람엔 낙엽이 지듯이

 

부드러운 말 속에는 사랑이 돋아나고

시기하는 말 속에는 사랑이 죽어갑니다

 

강둑이 얕으면 작은 물도 넘치고

강물이 불어나면 강둑이 무너지듯이

 

지혜가 얕으면 유혹에 쉽게 흔들리고

의심이 많으면 반석 같은 마음도 흐트러집니다.

 

갈지 않은 논밭에는 잡초만 자라고

물이 많은 강가에는 갈대만 무성하듯

 

내 마음 밭 갈지 않으면 번뇌의 잡초만 자라고

내 마음에 탐욕이 많으면 고통만 무성합니다.

 

기차는 차도를 달리지 아니하고

자동차는 선로(線路)를 달리지 아니하듯

사람이 가야할 바른 길이 아니라면 피해가야 합니다.

산짐승이 사람이 다니는 길 피해가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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