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조국사 지눌의 무심(無心)공부(1)

2008. 7. 10. 22:43조사어록과 잠언

 

                 <감악산에서>

 

보조국사 지눌의 무심(無心)공부(1)


眞心을 가지고 망심을 없앰(眞心息妄)


問: 진심(眞心)이 망(妄) 속에 있으면 곧 범부인데,

어찌하여 미망(迷妄)에서 나와 성인이 될 수 있습니까?


答: 옛사람이 말하기를

『망심이 없는 그곳이 보리요, 생사와 열반이 본래 평등하다.』하였다.

또 경에 『저 중생들이 허깨비같은 몸이 사라지는 까닭에 허깨비 같은 마음도 사라지고,

 허깨비 같은 마음이 사라지는 까닭에 허깨비 같은 번뇌도 사라지며,

허깨비 같은 번뇌가 사라지는 까닭에, 허깨비의 사라짐까지도 사라지고,

허깨비의 사라짐이 사라지는 까닭에 허깨비가 아닌 것은 사라지지 않는다.

그것은 마치 거울을 닦을 때에 때가 없어지면 밝은 빛이 나타나는 것과 같다.』고 하였다.

또 영가스님도 『마음은 주관이요, 법은 곧 대상이라, 이 둘이 마치 거울에 묻은 때와 같다.

때가 없어지면 광명이 비로소 나타나고, 마음과 법을 모두 잊으면 성품이 곧 참되다.』

하였으니, 이것이 바로 허망에서 벗어나 진(眞)을 이루는 것이다.


問:장생(莊生)은 이렇게 말했다.

『마음이란 무엇이냐? 그 뜨겁기는 타는 불이요, 차기는 언 얼음이며,

빠르기는 눈을 치켜 뜨는 동안에 사해(四海) 밖을 어루만진다.

가만히 있을 때는 깊고 고요하며, 움직일 때는 하늘까지 멀리 가는 것은 오직 사람의 마음이다.

이것은 장생이 먼저 범부의 마음은 이처럼 다스려 복종시키기 어려움을 말한 것입니다.

종문(宗門)에서는 어떤 법으로 망심을 다스립니까?』

答:무심(無心)의 법으로써 망심을 다스린다.


問: 만약 사람으로서 마음이 없으면 초목과 같사옵니다.

청하옵건대, 무심이란 말은 무엇을 말합니까?

答: 지금 말한 무심이란 마음 자체가 없다고 무심이라고 한 것이 아니다.

다만 마음 가운데 물(物)이 없음을 이름 하여 무심이라 한 것이다.

마치 빈 병이라 말할 때에 병 속에 물건이 없는 것을 이름 하여 빈 병이라 하지,

병 자체가 없다고 빈 병이라고 하지는 않는 것과 같다.

그럼으로 조사는

『너는 다만 마음에 걸리는 일이 없고, 일에 걸리는 마음이 없으면

저절로 비었으면서 신령하고 고요하면서 묘한 것이다.』고 하였으니

이것이 마음을 말한 참 뜻이다. 이 말에 의하면 망심이 없다는 것이지 진심의 묘용이 없다는 것이 아니다.

종래의 여러 스님이 무심의 공부를 말한 것이 그 유(類)가 각각 다르니,

지금 그 대의를 한데 뭉쳐 대략 열 가지로 밝히리라.

 

~<진심직설(眞心直說)에서/보조국사(普照國師) 술(述)/이기영 역(譯)>~

 <연화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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