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각산 승가사 가는 길
2008. 11. 30. 23:27ㆍ국내 명산과 사찰
11월의 마지막 일요일, 날은 쾌청했지만 쌀쌀했다.
의상봉에서 문수봉으로 갈려고 마음 먹었는데 출발이 늦어
족두리 봉에서 향로봉, 비봉, 사모바위를 거쳐 승가사로 하산하기로 방향을 잡았다. 여늬 때와 마찬가지로 사람들이 많았다. 가을은 물기 빠지는 계절이라고 어느 시인이 말했던가. 초겨울의 문턱 산도 나무도 핏기를 잃었다. 외로움을 타는가 보다. 하늘은 푸른데 족두리봉에서 날갯짓 멈춘 산비둘기... 그리 밝지가 않다.
향로봉의 솔을 보러 발길을 돌렸다.
향로봉을 벗어나면 바로 비봉이다. 산은 옛 그대로 인데 이름은 아직도 비봉이다.
정상에 진흥왕순수비도 보인다. 역시 위용이 있다.
그래서 비봉인가. 옛날 스쳐지났던 비봉 바로 아래 바위가 오늘 보니 코뿔소를 닮았다.
멀리 사모바위가 눈에 들어온다.
사모바위에서 어디로 갈까 망서려졌다. 그냥 문수봉으로 갈까, 말까.
시계를 보니 이미 오후 4시다. 하산길이 위험할 것 같아 승가사로 마음 돌렸다.
마음은 참 영리하다. 금방 이유를 만들어 낸다....
능선에서 돌아보니 북한산의 명봉들이 지그시 응시한다.
너는 가고 오지만 나는 여기 언제나 그대로 있다고..
승가사로 내려왔다. 석탑이 정말 장관이다. 마애불로 오르는 108계단이 다리를 저리게 한다.
세상 사람들 모두가 이리 천진하게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