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2. 8. 23:37ㆍ국내 명산과 사찰
느긋하게 일어나니 11시다. 밖을 보니 얕은 싸래기 눈이 뿌렸다. 설경, 겨울 수락산이 궁금했다. 작년에는 다른 산을 밟다가 놓쳤다. 미련인가. 아침을 가볍게 때우고 보온병에 뜨거운 물만 채우고 집을 나섰다. 들머리에 서니 12시다. 눈은 그쳤다. 늘가는 코스 영원암 쪽으로 정했다. 한참 오르니 119구조대원이 웅성대며 내려왔다. 들것에는 사람이 실려 있었다. 바닥에는 그리 눈이 쌓인 것은 아닌데... 방심해서 그런가. 바위산은, 눈 내린 바위는 방심이 금물인데..혼자 생각하며 산을 올랐다. 영원암 오르는 돌계단에서부터 눈이 보인다. 오늘이 대설인 줄은 내려와서 알었다.
탱크바위에도 눈이 뿌린 모양이다.
바닥에도 눈이 쌓였다.
눈이 내렸건만 버섯바위의 그 단풍은 아직 그대로다. 세월을 잊었는지..
철모바위에도 눈이 내렸다.
종바위라고도 하고 코끼리바위라고 한다.
오늘 보니 코끼리 닮았다. 그저 바위로만 보였는데 위치가 바뀌니 그럴듯도 하다.
벗었다.
한오라기 실조차 걸치지 않았다.
이제 네옷을 다오.
천년의 담금질 한
네 순백의 옷을 다오
.....
독수리 바위가 소리친다.
백의를 걸친 독수리 바위가 외친다.
내 영겁의 세월을 바라지 않으리
찰라 라도 좋다.
바람이 시샘하겠지
구름속의 해도.
그래도 좋다.
찰라 라도 네 영혼의 옷을 입어보자.
천년의 단금질 한 거짓없는 네 옷을 입어보자
바위가 외친다.
백의를 입은 독수리바위가 외친다.
바위 틈새에 뻗은 솔. 휘여진 허리, 하늘을 향한 소리없는 외침, 쇠철망이 길을 막는다.
오늘이 대설이라고 계절은 잊지 않고 눈을 뿌렸다. 어둠과 더불어 산을 내려오는 길, 낮동안 멈춘 눈이 함박눈으로 변해 내렸다. 가로등이 빛을 더해간다. 9시뉴스에 영원암쪽에서 실려내려온 그 사람 이야기가 나왔다. 중태라고 한다. 빨리 쾌차하기를 빌었다.
<영상; 2008,12.07 수락산>
세월가네/전명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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