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 떨어진 단풍

2008. 11. 17. 23:06국내 명산과 사찰

들 떨어진 단풍


북한산도 수락산도 불암산도 모두들 겨울 채비에 들어가는 데

도봉산 초입에서 단풍을 만났다. 참으로 뜻밖이다.

11월도 이미 중순이 지났고, 며칠이면 小雪인데...


산을 내려 왔지만 業障이 깊어서 일까

떠나기기 서러워 마을로 숨은 탓일까


그래도 鮮血이 낭자하다.


철이 덜지 않은 덜 떨어진 단풍인가

철이 너무 많이 들어 덜 떨어진 단풍인가


11월의 마지막 가을 도봉산 오르는 길

일주문 앞에서부터 눈이 어지럽다.  

 

 

 

 

 

 

 

 

 

 

                          <도봉산에서 2008.11.16>

  

 

마지막 단풍


모두들 떠났건만

홀로 남은 단풍이여

도봉산의 붉은 꽃이여


산을 피하여

절에 숨고

마을로 내려왔지만


곱게도 단장했던

한철 고왔던 네 모습

 

이제는 모두 벗어버리고

서러워도 떠나가야 하겠구나.


본래 그 자리

돌아가야만 할 자리


피었다 지는 것은

모두가 그렇지

모두가 그렇지


가는 뒤 모습만은

고아야 한다고

네 그리도 애썼건만


무심한 가을비

추적추적 비 소리 따라

한 겹 한 겹 벗어버린 네 모습

갈 때는 어지럽구나.


네마저 떠나면

푸른 솔은 말없어도

도봉산은 白衣를 입겠지


    <고향가는 길/원장현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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