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의(壽衣)
2008. 7. 6. 08:13ㆍ넋두리
<북한산 인수봉>
수의(壽衣)
1
하루세끼 때우기
힘이 들면 서럽지
빈손으로 왔다가
빈손으로 가는 인생
뉘인들 모르는가
<북한산 삼천사 연못에서>
연꽃이 고운 것은
물위에 이야기
물 밑의 연꽃을
들쳐본 적 있던가
<청송 주산지에서>
녹수청산에도
고인 물
썩은 고목 있다네
<평창 파커벨리에서>
2
왔다가 가는 인생
육신이나 편해야지
늙어 보면 안다고
그 설음을 안다고
침 티며 외치 본들
발품 팔아 챙겨본들
어찌 하리
어찌 하리
마지막 연미복
주머니 없는데
치수도 필요 없고
무늬도 필요 없고
희지도 아니 하고
붉지도 아니 한
바래진 황토 빛.
넉넉한 그 품은
구름이 좋아서
청산을 품었다네
<도봉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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