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행무상(諸行無常)(2)

2008. 6. 4. 23:13생각하며

 

 <도봉산에서>

 

제행무상(諸行無常)(2)


붉은 해는 떨어지고

산새는 돌아갔다.


어둠을 등에 지고 

할딱거리며 달려오는

별들의 소리


회색빛 공허를

안개처럼 내려놓고


바람은 어둠 따라

저만치 산을 내려갔다.


어둠의 끝은 어디인가

새벽의 시작은 어디인가


흔들리며 떠나가는

사념의 종이배

적막의 여울 속에 맴돈다.


육신은 세월 따라 흘러가건만

담쟁이 넝쿨 같은 끈적끈적한 마음

채우지 못한 여백 못내 서러움인가


무심한 바위 밑에

흐르는 물소리


놓아라, 놓아라.

용 쓸 일 뭐 있느냐고

흘러가는 물위에

머무는 것 있던가 라고.


돌아보면 모두가

思念의 잡동사니


내려놓고 가라고

미련 없이


훌훌 털고 흘러가라고

맴돌지 말고


자운봉의 저 솔도

지그시 속내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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