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상을 떠나야 적멸에 든다.

2008. 6. 2. 22:25경전과교리해설

 

 <도봉산 우이암 가는 길에>

 

모든 상을 떠나야 적멸에 든다.


땅이 사람으로 하여금 넘어지라 하지 않았으며

또한 사람으로 하여금 일어나라 하지 않았으니,

일어나고 넘어지는 것은 사람 때문인 것이다.

땅에 관계하지 않는다.


법은 사람으로 하여금 <깨(悟)라> 하지도 않고

또 사람으로 하여금 <迷하라> 하지도 않는다.

迷悟는 사람에게 있다. 법에 관계하지 않는다.

법은 사람으로 하여금 <取하라> 하지도 않고

또 사람으로 하여금 <버리라>하지도 않는다.

취사(取捨)는 사람에게 있지 법에 있지 않다.


세상만사가 다만 常과 不常에 지나지 않으니

그 常을 말할진대 하늘에서 머리 두고 땅에 서며

주리면 먹고 목마르면 마시고 또 사람을 놀라게 아니하며

또 오래 먹이게 하는 것이요,

그 不常을 말함에 身上에는 물을 내고 身下에는 불을 낸다.

이것은 사람의 마음을 경동(驚動)하며 또 구장(久長)하지 못한다.

비록 기특이라 이르나 實에 나아가서 觀하면 常과 같지 않으니.

이러하면 눈에 뜨이는 것이 다 道다.

이것이 平常이니 平常이 어찌 사람으로 하여금 놀라게 할 것인가?


相이 있음으로써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며

無相으로서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지만,

사람이 그 가운데 스스로 장애를 내어 혹은

相에 집착하여 常見의 구렁에 떨어지고,

혹은 相이 없다하여 無에 집착하여

斷見의 구렁에 떨어지는 것이다.


바로 가을바람이 無心하지만

사람이 스스로 서늘한 것과 같이

迷悟도 또한 그러하다.

         

-金剛經五家解/離相寂滅分에서/함허 涵虛-


寶劍으로 깍아도 오이는 오이맛이요

牛刀로 깍아도 참외는 참외 맛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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