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외무법(心外無法)즉심시불(卽心是佛)

2007. 9. 29. 00:47붓다의 향기

 

<고흥 팔영산 능가사에서> 

 

심외무법(心外無法)즉심시불(卽心是佛)


야망이란 누구를 닮고 싶어 하고 그 사람처럼 되고 싶어 한다.

극장에 가면 배우가 되고 싶고

 음악회에 가면 가수가 되고 싶고

절에 가면 스님이, 성당에 가면 신부가 되고 싶어 한다.

 배우란 다름 아닌 가면을 쓰는 자다.

춘양이가 되었다가도 마르린몬로가 되고

황희정승이 되었다가도 오나시스가 된다.


마음이란 배우와 같다.

욕망의 경계에 따라 배우가 된다.

 

경계는 無常한 것이요, 허망한 것이다.

모였다 흩어지는 구름과 같은 것이다.

그럼으로 그대의 삶에 배우가 된다면

그것은 공한 염불이요, 부질없는 일이다.

삶에는 드라마와 같이 정해진 배역이 없다.

그럼으로 배우가 될 필요도 없다.

그대는 어디까지나 그대일 뿐 그 누구도 될 필요가 없다.

그대 식으로 살아라.

어떤 사람이 되려고 흉내 내며 살 필요는 없다.

그대가 그대의 식으로 산다고 해서

거기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다.

아무리 발버둥친다고 해서

그대 아닌 다른 것으로 향상되지는 않는다.

그대는 지금의 그대 자신으로서 충분하다.

잘못이 있다면

그대가 지금 意識의 잠에 마취되어 있다는 바로 그 점일 뿐이다.


자연스럽게 살아라. 단순하게 살아라. 자발적으로 살아라.

그대 영혼이 샛별같이 잠깨어서 살아라.

순간순간을 놓치지 말고 살아라.

성스러움이 있다면 바로 여기에 성스러움이 있다.

위대하고 싶다면 이 이상 더 위대한 것은 없다.


삶이란 여행이다.

이 여행은 목적지가 없는 여행이다.

그저 순수한 여행일 뿐이다.

그것은 하나의 놀이요, 유희(遊戱)다.

이 유희의 뒤에는 아무 것도 없다.

누군가가 되려고도 무엇인가를 이루려고도 하지 말라.

모든 것은 그 스스로의 법칙에 의해서 일어난다.

배우는 각본에 따라 움직이지만

삶에는 각본이 없다.

그것을 의도적으로 조정하는 자도 없다.

그럼으로 연극속의 배우처럼 살지 말라.

의지하지 말라. 그 무엇에도 기대하려고 하지 말라.

의지하고 기대할 것은 바로 그대 의식이다.

샛별같이 깨어나 자유로이 활동하는 그대 마음뿐이다.


그래서 경에도 이르지 않았던가.

심외무법(心外無法)이요 즉심시불(卽心是佛) 이라고.

그대 마음 외에 달리 법이 없고

그대 마음이 이미 부처인줄 안다면

달리 누군가가 되고 무엇을 해야 할 필요가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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