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시편람(22)/뜰앞의 잣나무2

2007. 5. 16. 23:53선시 만행 한시 화두

 

 

 

뜰앞의 잣나무(2)


법장대사(法藏大師)/서산대사 지음


그림자 없는 나무 베어다

물속의 거품을 모두 태워버렸네

우섭다 소를 탄 사람이

소의 등에서 다시 소를 찾는구나


작래무영수(斫來無影樹) 

소진수중구(銷盡水中泃)

가소기우자(可笑騎牛者)

기우객멱우(騎牛客覓牛)


【위글은 서산대사가 제자인 소요태능(逍遙太能)선사와 법장대사에게 준 <법장대사>란 선시로 깨달음의 마음을 밝은 거울과 같으나 형틀이 없음을 비유하고, 말로써 표현할 수 없는 형상이 없는 마음, 깨달음의 세계를 밝힌 것으로 논리를 떠난 격외언어로 구술되어 있다. 흔히 선어에서 보는 불 속에 피어나는 연꽃<火中生蓮>이나 고목에 꽃이 핀다<枯木放花>등이러한 표현도 같은 의미를 지닌 말이다. 서산대사는 언어(말)로 표현할 수 없는 경지를 그림자 없는 나무인 <無影樹>나 뿌리없는 나무<無根樹> 철나무에 피는 꽃<花開鐵樹> 등으로 표현했다. <물속의 거품을 모두 태워버렸네>는 마음속의 번뇌 망상과 사량 분별이 붉은 화로 속의 한점의 눈송이처럼(紅爐一點雪) 깔끔이 사라졌다는 뜻이다.

<소를 탄 사람이 소 등에서 다시 소를 찾는다>는 말은 자신이 부처임을 모르고 부처를 마음 밖에서 찾는 어리석은 자를 상징한다. 곽암선사의 십우도(十牛圖)를 원용한 말이다.

십우도 송은 선사에게 영향을 주었고 이 선시를 기우게(騎牛偈)라고 부르게 하였다.

'선시 만행 한시 화두'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선시편람(20)  (0) 2007.05.23
선시편람(21)  (0) 2007.05.23
에고(ego)(2)  (0) 2007.04.07
천강수(千江水)에 천월(千月)이라(3)  (0) 2007.04.05
천강수(千江水)에 천월(千月)이라(2)  (0) 2007.04.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