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상(無常)(1)

2007. 5. 11. 23:46생각하며

<월출산 도갑사에서. 팽나무.수령450년. 수고8.0m. 나무둘레4.4m 영암 군서면 도갑리 소재> 

 

  

무상(無常)(1)


꼭 가야할 길도 아닌데

우리는 떠납니다.


꼭 머물러야할 곳도 아닌데

우리는 머물고 있습니다.


구름이 바람에 밀려가듯

바람이 구름을 쫓아내듯

우리는 세월의 바람에 밀려가고

우리는 세월의 바람을 쫓아갑니다.


알 수 없는 인연의 바람

온 곳도 알 수 없고

가는 곳도 알 수 없지만


문틈에 스며드는 한 줌 햇살에

반짝이는 먼지 같은 인생이건만


사냥꾼에게 쫓기는 산토끼처럼

무지개를 쫓아가는 어린아이처럼

우리는 욕망의 바람에 쫒기고 쫓으면서

속박과 집착의 덫을 벗어나지 못하고

 

그렇게 왔다가

그렇게 머물다 가는

그것이 우리네 인생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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