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향
2007. 2. 15. 22:30ㆍ생각하며
<불암산에서>
귀향
물고기는 물에 놀고
새는 창공을 날아다닙니다.
연꽃은 진흙에서 꽃을 피우고
장미는 밝은 태양 아래서 꽃을 피웁니다,
다람쥐는 나무에서 도토리를 따고
벌과 나비는 꽃에서 꿀을 땁니다.
모두가 있어야 할 곳에 머물고 있는 것
그것이 조화요 섭리입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것도 그러해야 하건만
사람만이 있어야 곳에 머물지 못합니다.
여우의 탈을 쓰고 토끼굴에 사는 사람도 있고
뱀의 탈을 쓰고 꽃밭에 숨어사는 사람도 있습니다.
큰 바다에 놀던 숭어도 때가 되면
제 고향 하천으로 돌아오고
허공을 날고 토끼 쫓던 저 새매도
해지면 제 보금자리 절벽으로 돌아오건만.
제 집을 버리고 돌아갈 줄 모르는 동물은
이 세상 천지에 사람뿐입니다.
제 고향 본래 마음자리 그리로 돌아와야 하는데.
그러나 어이합니까?
문전옥토 뒤에 두고 허기진 배 움켜쥐고서
부질없이 남의 집 과수원 사과만 세고 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