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11. 19. 10:24ㆍ경전과교리해설
<남해 보리암의 바위들>
죄(業)와 죄인(業人)(1)
마음은 다른 누구에게 책임을 미루려는 경향이 있습니다.
마음은 계속해서 죄를 뒤집어씌울 사람을 찾아다니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은 그 자신을 보호하고
구조하려는 마음의 속임수인 것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세상에는 신을 믿는 사람보다
악마를 믿는 사람들이 더 많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신이라는 것은 별로 쓸모가 없기 때문이다.
신에게 책임을 전가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신이라는 것은 사실 좀 거추장스러운 존재로 보입니다.
만약 신이 있다고 한다면 그대는 휴식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이것 하라. 저것 하라.』
『이런 일은 해서는 안 된다. 저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
온 통 금지조항만 내리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그 책임을 그대 자신 떠맡아야만 합니다.
그래서 신학자들은 원죄(原罪)란
무화과 열매를 따 먹은 그것이 아니라
신의 명령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그러나 악마는 쓸모가 많습니다.
만약 악마가 있다고 한다면
그대는 편안한 마음으로
모든 책임을 악마에게 미룰 수가 있습니다.
그대가 사람을 죽였다 할지라도 그 답은 간단합니다.
그것은 악마가 그대를 유혹했기 때문이라고 떠넘기면 됩니다.
그러나 이렇게 해서는 그대는 구원도 은총도 받지 못합니다.
그대 자신의 행위를 악마든 누구든 남에게
떠넘기는 불쌍한 존재로 만들어서 안 됩니다.
그대 자신을 희생된 제물처럼 만들어서는 안 됩니다.
이런 것은 모두 마음의 속임수 일 뿐입니다.
죄는 있지만 죄인은 없습니다.
신도 악마도 아닙니다.
그래서 부처님은 말씀하십니다.
『업은 있지만 업을 지은 자는 없다』고.
원죄(原罪)는 명령 위반이 아니라
무명(無明)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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