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란 본래의 마음

2006. 8. 23. 23:09선시 만행 한시 화두

 

 

무념(無念)

~연산 스님이 경봉스님에게~


스님, 무념의 경지로 가는 길은 어디입니까?

찾아오는 번민 때문에 공부가 되지 않습니다.

도는 무엇이며 해탈은 또한 무엇입니까?

이 가련한 중생은 무념을 떨쳐버리려고 아무리 몸부림 쳐도 힘듭니다.

생각은 또 다른 생각을 낳고 그 생각들은 꼬리를 물고 심안을 괴롭히니

이 허튼 몸 얼음물에라도 들어가 깨끗이 해야겠습니다.


<이열모화백의 강릉교외>


도란 본래의 마음

~경봉스님이 연산 스님에게~


편지를 받아보니 느끼는 바가 끝이 없습니다.

그러나 오묘한 도는 그 자체가 비어 있어 말로써 미칠 것이 아니니

어찌 문자를 써서 사람들에게 보이겠습니까.

스님의 질문에 대해 답을 하는 것은

오히려 불가를 거역하는 것이니 그냥 침묵하겠습니다.

차라리 야밤삼경에 가야산을 쳐다보십시오.

신선의 도 역시 신선의 도를 분명히 설하기를 즐기지 않으니

오히려 그 도를 가르쳐주면 사람들이 웃는다고 했거늘

하물며 정법을 깨닫는 일이야 얼마나 어려운 일이겠습니까.

보내신 글 가운데 어떻게 공부를 해야

무념을 깨뜨려 가히 도에 들어갈 수 있느냐고 물으셨는데

도란 본래 들어가고 나가는 문이 없습니다.

옛사람이 이르기를


그대에게 권하노니 도를 배우려면 구하지 말게

모든 일에 무관심하면 도에 합해지네

무심스런 그것이 바로 무심한 도이니

무심을 체달하면 도(道)도 따로 찾을 것 없다네


동안거에 만약 한 번 만나기 힘들면 거울 해제 후 이곳에 와서

면담하시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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