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7. 21. 23:39ㆍ잠언과 수상록
자비와 열정
남을 돕는 마음에는 두 가지 유형이 있습니다.
하나는 자비의 마음이요
다른 하나는 열정을 지닌 마음입니다.
그래서 자비와 열정을 혼동 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이는 엄연히 다른 말입니다.
그런데도 혼란을 일으켜 미망에 빠지는 사람이 많습니다.
영어로 자비(compassion)라는 말은
열정(passion)이란 말과 같은 어원에서 나온 말입니다.
그러나 뿌리는 같지만 의미는 다릅니다.
열정은 자비와 다릅니다.
열정은 일종의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관계를 맺으려고 하는 욕망입니다.
하나의 <필요>가 개입되어 있어 의존과 속박,
그리고 모든 종류의 불행을 만들어 냅니다.
그래서 이를 유연(有緣)자비라 합니다.
자비도 똑 같은 에너지입니다.
그러나 자비는
어떤 것과 관계를 가지려고 하는 욕망이 없습니다.
관계를 맺지 않는다는 것이 아니라,
단지 그러한 욕망이 사라졌다는 뜻입니다.
자비는 곧 홀로 있으면서
완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면서도 행복해 하고
혼자 있으면서도 행복해 질 수 있을 때
그때 당신은 자비의 상태에 이르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를 무연(無緣)자비라 합니다.
다른 사람과 함께 있을 때만 행복을 느끼고
홀로 있을 때는 그렇지 못하다면
그것은 하나의 열정에 불과합니다.
그때 당신은 무엇인가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같이 있지 않으면
그대가 행복해지지 않은 이유를 들어
상대방에게 화를 내는 경우도 있습니다.
연인들이 만나기만 하면
서로 그렇게 화를 잘 내는 것도 바로 그것 때문입니다.
그래서 사람들은
사랑을 하면서도 속박을 싫어하게 되는 것입니다.
그것은 열정이지 자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유연자비이지 무연자비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거지는 누구에게 주는 사람이 될 수 없습니다.
그대가 베푼다고 자랑하는 것은
오직 그대가 무엇인가 여유분을 갖고 있을 때에만
나누어 줄 수 있을 뿐입니다.
그러나 자비로운 사람은
그런 여유를 갖지 않아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그는 마치 비를 가득 머금은 구름과 같이
언제나 비를 내릴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이 자비와 열정이 다른 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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