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에 대하여 명상하는 법

2006. 3. 14. 07:10잠언과 수상록

 

    자비에 대하여 명상하는 법


우리는 항상 죽음과 가까이 하고 있다.

재해와 교통사고, 질병과 노환

내 부모, 내 친척,

사랑하는 사람, 미워하는 사람,

이름도 성도 모르는 낯모르는 사람들의 죽음이

항상 우리들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그 죽음을 보면서 무엇을 느끼는가?

“죽음에 대한 두려움”

“젊은 나이에 그렇게 간 아타까움…?”

“고독하고 불쌍한 죽음”

“그 나이면 호상(好喪)이야.”


동정도 자비심도 아닌 푸념적인 말,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넋두리의 말

『인생무상(人生無常)』


죽음이 주는 메시지란 단지 이것뿐이란 말인가?

죽음을 바라보는 우리들 모두가 동정심을 갖는다.

그 동정심은 자비심과 무엇이 다른가?


티베트의 성자 소갈 림포체는 이렇게 말한다.

    

『자비는 동정보다 훨씬 위대하고 고귀하다.

동정은 두려움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건방지고 은혜를 베푸는 듯한 태도,

때로는 <그 일이 내게 일어나지 않아서 기쁘다>는

잘난 체하는 느낌이 베어있기도 하다.』


스티븐 레바인Stephen Levine은 이렇게 말한다.

『우리의 두려움이 어떤 사람의 고통에 닿으면 그것은 동정이 된다.

우리의 사랑이 어떤 사람의 고통에 닿으면 그것은 자비가 된다.』


자비심이란 모든 중생이 빈부(貧富)귀천(貴賤)의 차별 없이

모두 비슷한 방식으로 고통을 받는다는 것을 알게 될 때 일어난다.

그래서 고통에 신음하는 모든 중생을 섬기게 되고,

또한 우리가 다른 사람으로부터 벗어날 수 없고,

어느 누구보다 우월하지 않음도 알게 된다.


따라서 고통에 신음하는 사람을 보고서 일으키는 처음 반응은

단순한 동정이기보다 깊은 자비심이어야 한다.

감상적인 매너리즘 아니라, 지나가는 넋두리가 아니라

진정으로 그를 존중해야 하며

감사하는 마음까지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부처의 <사문유관>의 일화처럼

그 고통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자비심이 솟아나게 한 사람은

우리에게 가장 거룩한 선물을 준 것이며,

깨달음을 향한 우리의 영적인 진화를 위해

가장 필요한 바로 그 자질이 개발되도록 우리를 도운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으로 우리들 주변에서

우리가 만나는 여러 유형의 사람들,


가난과 누구의 보살핌도 없이 외롭게 살다가 죽음을 맞는 사람,

반신불구로 거리에서 애처롭게 구걸하는 거지들,

우리의 마음을 울리는 독거노인들의 슬픈 죽음…,


우리의 삶에서 만나는 이 불쌍하고 애처로운 사람들은

우리의 차가운 마음을 일깨워 자비심을 샘솟게 하고,

불성(佛性)을 지향하도록 돕기 위해,

붓다가 모습을 바꿔 우리 앞에 나타난 것이라고 여겨질 때

진정한 자비심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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